'킬러문항 배제' 후폭풍, 가라앉지 않는 물수능 우려
정부, 사교육 유발 '킬러문항' 배제 방침
변별력 확보 우려에…"공교육 내에서 가능"
킬러문항(초고난도 문항) 배제를 둘러싼 논란으로 교육계 안팎이 술렁이고 있다. 정부는 킬러문항 배제 등을 사교육비 경감 대책의 일환으로 내세웠지만, 교육계에서는 걱정하는 목소리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앞서 정부는 킬러문항을 '사교육 이권 카르텔'의 주범으로 지목, 이를 배제해 공정한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간 교육 당국이 킬러문항으로 손쉽게 변별력을 확보하고, 사교육 업체는 킬러문항 '족집게 수업'을 하면서 사교육 과열 문제가 이어져 왔다는 문제의식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킬러문항 배제가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경기 병점고 교사로 근무하고 있는 정미라 교육정책디자인연구소 부소장은 22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아이들이 학원에 다니는 이유는 수능에 대한 불안감 하나"라며 "학생들이 단순히 킬러문항만으로 학원을 갈까 이런 생각을 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물수능(쉬운 수능)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킬러문항이 없어질 경우 수능 변별력을 잃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정부의 예상과는 달리 초고난도 문항 배제가 오히려 사교육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수능 변별력이 유지돼야 하는 상황에서 초고난도 문항이 줄면 고난도·중난도 문항 비중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성기선 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은 20일 MBC라디오 '신장식의 뉴스하이킥'에서 "중상위권 또는 중위권 학생들은 훨씬 더 수학을 어렵게 생각하고, 그러면 사교육이 더 증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는 킬러문항 배제가 물수능을 의미하지 않는다며 공교육 내에서 변별력 확보가 가능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2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변별력 확보를 위해서 교육과정 내에서도 충분히 문제를 출제할 수 있다"며 "변별력 확보를 위해서 교육과정 밖에서 한다는 것은 사교육의 논리지 절대 교육 전문가들 공교육의 논리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공교육 내에서 출제하겠다는 건데 왜 이것이 사교육을 조장한다고 하는 것인지 이해가 안 간다"며 "예컨대 지금 킬러 문항을 없애겠다고 하니까 준킬러 문항이 나온다고 하고, 준킬러 문항을 또 학원 가서 배워야 한다고 하는데 다 학원 전문가들이 나와서 하는 얘기"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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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정부는 오는 26일 사교육 경감 대책을 발표하면서 킬러문항의 구체적인 사례를 공개할 예정이다. 이 부총리는 사교육 대책과 관련해 "가장 중요한 방향은 사교육에서 활동하는 많은 교육 내용을 공교육으로 흡수하겠다는 것"이라며 "학부모님들이 사교육에 큰 비용을 지출하고 아이들이 또 사교육에 내몰리지 않더라도 공교육 내에서 충분히 안심하고 교육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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