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이 학령인구 감소로 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교육부가 시행하는 대학평가 및 재정지원과 연계하는 방식의 구조개혁이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교육부의 이같은 방식은 정치적 고려에서 자유롭기 어렵고, 대학의 자율과 창의를 더 침해하고 정부 의존성을 높일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에 졸업생의 연봉을 공개하는 등 개별 대학 및 학과에 대한 정보 제공을 대폭 확대해 수요의 선호가 보다 적극적으로 반영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KDI는 20일 이 같은 내용의 'KDI 포커스: 수요자 중심의 대학 구조개혁'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4년제 일반대학의 재학생 수는 2014년 이후 감소해 왔는데, 약 20년 후인 2045년에는 69~83만명으로 절반 가까이 줄어들 것으로 봤다.

이에 김대중 정부를 시작으로 지난 정부에서는 2018년과 2021년 하위권 대학을 중심으로 정원 조정, 정원 감축 비율을 개별 학과가 아닌 대학 전체에 부과하는 구조조정에 나섰다. 문제는 교육부가 대학평가 및 재정지원과 연계해 대학에 정원감축을 요구하는 방식은 정치적 고려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이다. 국가균형발전에 대한 고려로 문재인 정부에서 정원감축 대상 대학이 대폭 축소하기도 했다. 늘어나야 할 전공 부문에 대한 판단을 정부가 주도하는 것 역시 인력공급을 왜곡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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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들의 반발 역시 대학 구조조정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KDI는 '수요에 따른 대학 내 입학정원 조정이 발생하고 있는가'라는 물음에 교수들의 25%는 '발생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이 비율은 국립대학(수도권 50%, 비수도권 35%)에서 특히 높았다. 비수도권 국립대학은 재학생이 빨리 줄어들고 있는데도 구조조정에 미온적인 셈이다. KDI는 국립대학의 경우 정부가 예산과 교직원 고용을 보장해주기 때문에 구조개혁 유인이 떨어진다고 분석했다.


KDI는 이에 대학을 평가할 궁극적인 책임이 있는 학생이 중요한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도록 대학 구조개혁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유도하기 위해선 개별 대학 및 학과에 대한 정보 제공을 대폭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예컨대 연봉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취업률은 1년 후뿐 아니라 최대한 많은 기간에 대해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연봉이나 취업률 외 교수들의 연구실적, 산학협력실적 등 대학의 성과를 나타내는 다양한 정보의 제공도 병행해야 한다.

아울러 등록금 및 수도권 입학정원 등에 관한 규제를 완화 혹은 철폐하는 방안도 열어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등록금 규제는 경쟁력 있는 대학이 충분한 재원을 확보해 다른 대학과 경쟁력 격차를 벌리는 것을 방해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KDI는 등록금 규제가 완화되면 경쟁력 있는 대학 중심의 구조조정이 촉진될 수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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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는 국립대학에 대한 별도의 구조조정이 단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공공부문의 특성상 국립대학은 학생들의 선택을 받지 못하더라도 존속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비수도권 국립대학의 취업률은 수도권 사립대학에 비해 약 7.6%포인트 낮고, 학과 규모도 작지만, 재학생 수 기준 학교 규모는 가장 크고 학과 수는 제일 많다. 고영선 KDI 선임연구위원은 "등록금 인상 및 정부 지원 축소와 더불어 저소득층 학생에 대한 장학금 지원 확대 등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세종=이동우 기자 dw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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