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감 잃었나"…北 김정은, 전원회의 연설 빠진 이유
김정은, 이례적 연설 未보도…여태껏 세 차례
통일부 "맞대응 거론하지만 내세울 성과 없어"
北, 책임 외부로 돌리며 무력 도발 지속할 듯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전원위원회 연설 내용이 이례적으로 공개되지 않아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정부는 북한이 대남 강경노선에 대한 맞대응을 거론하며 체제 성과를 포장했지만, 자신감이 결여된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구병삼 통일부 대변인은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을 통해 "김정은 위원장이 당 전원회의에서 연설을 하지 않은, 그러니까 보도되지 않은 사례는 사실상 처음"이라며 "이런 상황 자체가 대단히 이례적인 것이 사실"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직접 연설을 하지 않은 이유를 정확하게 예단하긴 어렵다"면서도 "위성 발사가 실패했고 경제 분야를 비롯해 여러 가지 측면에서 내세울 성과가 없다는 점에서 직접 나서기가 어려웠던 측면이 있지 않았을까 추정한다"고 말했다.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비롯한 북한 관영매체는 지난 16일부터 전날까지 진행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8차 전원회의 보고를 일제히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참석했다고는 밝혔으나, 그의 연설이나 주요 발언 내용은 하나도 언급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이 연설을 아예 하지 않은 것인지, 공개만 안 된 것인지는 확실치 않지만, 대내외에 보도되지 않은 사실만으로도 이례적이다.
김정은 집권 이래 15차례 열린 전원회의 가운데 연설이 보도되지 않은 것은 3차례뿐이다. 먼저 당대회와 기간이 겹친 제7기 제1차(2016년 5월), 제8기 제1차(2021년 1월) 때는 연설문 보도가 없었다. 당시에는 당대회에서 이미 연설을 한 만큼 전원회의 연설은 생략했다는 것이 당국의 판단이다. 제7기 제6차(2020년 8월)에는 당대회 소집 안건만 처리한 뒤 곧바로 산회했다.
앞선 사례들도 연설 보도가 나오지 않았을 뿐이지 김 위원장의 지시·발언은 추후 관영매체를 통해 소개됐다는 점이 이번 전원회의와의 차이점이다. 북한은 최근 수년간 총력을 기울여온 '군사 정찰위성' 발사가 지난달 31일 실패한 것에 대해 "가장 엄중한 결함"이라며 간부들을 질책했는데, 이 같은 성과 부진이 김 위원장의 연설 생략으로 이어졌다는 것이 정부의 추측이다.
北 "위성 실패는 간부 탓…정세 악화는 韓美 탓"
통일부는 북한의 이번 당 전원회의 결과에 대해 '자신감 결여'라는 총평을 내놨다. 대외적으로 맞대응을 운운하며 기존의 강경 노선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하반기에도 북한의 도발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결과 보도에) 김정은 연설이 부재하고 난관의 원인을 외부 또는 하부 단위에 미루는 것으로 볼 때 '5개년 계획' 이행이 부진하며 만회에 대한 자신감도 줄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꼬집었다.
구체적으로 북한은 이날 관영매체 보도에서 경제·사회 분야 성과로 ▲관개건설 목표 달성 ▲살림집 건설 등을 기존에 강조했던 목표를 부각했을 뿐 이렇다 할 신규 성과를 언급하지 않았다. 연초의 불안정성이 극복되고 성장률이 높아졌다고 주장하면서도, 구체적인 성과 없이 '결점 폐단'이나 '규율 미확립' 등 문제를 언급했다는 것은 애초 목표했던 계획이 달성되지 않았다는 점을 시사한다는 것이 통일부의 평가다.
군사·대외 분야에선 군사 정찰위성 발사 실패의 책임을 실무자에 돌리는 모습을 보이면서 '우주산업을 위한 기구 편제를 최고인민회의에 상정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정찰위성 재발사를 추진하는 동시에 내각 산하 국가우주개발국의 조직·기능을 확대하는 개편이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아울러 북한이 정세 악화의 원인을 한미에 돌리면서 '행동 대 행동' 원칙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하반기에도 핵무력 증강 노선에 기반한 무력 도발이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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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와 관련해선 '소폭'의 변화가 포착됐다. 자신을 "천안함 폭침의 주범이라는 사람"이라 소개하기도 했던 '대남 강경파' 김영철이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복귀했다. 직함은 '통일전선부 고문'이다. 또 오수용 경제비서·경제부장이 정치국 위원에 재진입했다. 구병삼 통일부 대변인은 "오수용 부장은 경제 부문 요직을 두루 거친 실무형 관료로, 현재 부진한 경제 실적을 극복하기 위해 다시 기용한 것 아닌가 싶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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