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방·당분 음식 구매 행사 금지 추진
"비만, 영국인의 가장 심각한 건강 문제"
2025년으로 시행 늦춰…고물가 부담

지방이나 당이 많이 들어간 정크푸드의 판촉을 금지하려던 영국이 제도 시행 시기를 2년 미루기로 했다. 세계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식품 물가 때문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의 17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비만 인구 증가를 막기 위해 2020년 12월 이 같은 정책을 발표했다. 당시 영국 공중보건부는 “2022년 4월부터 지방이나 설탕, 소금 함량이 일정 기준을 넘어서는(HFSS, High Fat, Sugar and Salt) 제품에 대해 식품은 ‘1개 사면 1개 무료’ 또는 ‘3개 사면 2개 더’ 등의 다중 구매 판촉 행사를 제한한다”고 밝혔다.

판촉 행사 금지 외에도 고지방·염분·당분 음식이나 음료는 매장 입구, 계산대 앞 등 눈에 띄기 쉬운 곳에 홍보물을 둘 수 없다. 감자칩, 아이스크림, 탄산음료, 케이크, 초콜릿, 사탕 등 약 19개 품목이 해당한다.


마트 내 식당의 탄산음료 리필도 금지된다. 영국 정부는 패스트푸드 TV 광고의 특정 시간대 금지, 식당 메뉴판의 음식 칼로리 표기 의무화 등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영국 정부가 비만 퇴치를 위해 꾸준히 펼쳐온 정책의 연장선이다. 영국 정부는 비만 억제를 위해 2018년에는 설탕 함량에 따라 세금을 매기는 설탕세를 도입했다. 그러나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자 특단의 조치를 내놓은 것이다.


英, 정크푸드 '1+1' 금지 연기…“고물가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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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물가가 발목을 잡았다.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이어졌고, 지난해 5월 정부는 시행 시기를 2023년 10월로 연기했다. 정책이 아예 철회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지난 17일 영국 총리실은 이 방안을 2025년 10월로 2년 더 미루고 소비자와 기업에 미칠 영향을 계속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리시 수낵 총리는 “세계적인 식품 물가 상승으로 가계가 지속해서 압박받는 때 정부가 소비자의 선택을 제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국민의 선택권을 굳게 믿는다”고 말했다.


수낵 총리는 “비만을 줄이고 국민의 건강한 삶을 돕는 중요한 임무에 임하면서도, 소비자와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치에 영국 편의점협회는 “이런 입법은 장바구니 비용을 더 높일 수밖에 없다”며 “유예 결정은 이미 인플레이션에 직면한 소비자들을 돕는 것”이라며 환영했다.


다만 보건부 측은 “비만은 영국이 직면해 있는 가장 심각한 건강 문제”라고 경고했다. 영국의 성인 63%, 아동 3명 중 1명이 과체중 혹은 비만 상태다. 가디언은 “국민보건서비스(NHS)는 비만 관련 질병에 매년 65억파운드(약 10조7천억원)를 지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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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지난해 다중 구매 판촉 행사 금지 유예 결정이 내려지자 영국의 스타 셰프 제이미 올리버가 “어린이들에 대한 정크푸드 광고를 근절하라”며 총리실이 있는 다우닝가 10번지 앞에서 시위하기도 했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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