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협회장도 불참…韓·유럽 관심 밖 K배터리 유럽전시회
한국배터리산업협회가 국내 기업들에 새로운 배터리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하겠다며 처음으로 해외에서 연 ‘인터배터리 유럽’이 16일(현지시간) 막을 내린다. 협회는 유럽 최대 에너지 전시회 ‘더 스마터 이 유럽(The Smarter E Europe)’과 같은 기간 같은 장소에서 열린 만큼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라며 언론에 대대적으로 알렸다. 하지만 여기저기서 김빠진 분위기가 감지된다.
이 행사는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회장이 협회장 취임 후 첫 행사였다. 하지만 행사장에 협회장은 없었다. LG에너지솔루션뿐 아니라 삼성SDI 부스에도 회사 대표는 없었다. SK온은 아예 행사에 참여하지 않았다. 한국 배터리 3강 가운데 한 업체는 불참하고 다른 두 회사도 알맹이는 빠진 꼴이다. 협회 임원사로 최근 배터리 업계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포스코퓨처엠이나 에코프로비엠도 행사에 불참했다.
기업 참여가 저조해 행사 규모도 예상보다 줄었다. 100개사가 참여해 200부스를 채울 것으로 봤지만 실제로는 73개사 170부스에 그쳤다. 미리 사놨던 자리는 결국 유럽 현지 다른 행사에 넘겼다. 전시회 마지막 날이지만 고객사와 계약이나 업무협약(MOU) 체결 소식도 들리지 않는다.
협회에서 마련한 각종 부대행사도 굳이 유럽에서 해야 하는지는 의문이 남는다. 참가업체 제품과 기술을 소개하는 ‘인터배터리 유럽 세미나’나 글로벌 배터리 산업 트렌드를 공유하는 콘퍼런스 ‘더 배터리데이 유럽’이 그렇다. 세미나엔 주요 기업 관계자가 보이지 않았고, 콘퍼런스에서 다룬 이야기는 전기차 배터리 정책, 배터리 재활용 등 유럽까지 가서 할 필요가 있을까 의심스러운 원론적인 주제였다.
유럽은 미국과 버금가는 배터리 시장이다. 이미 국내 기업이 상당수 진출해 있다. 기업 입장에선 현지 전시회에 굳이 참여할 이유가 없다. 국내 배터리 기업들은 유럽 완성차 업체들과 거래 중이고 장비업체들도 노스볼트 등 여러 곳에 납품하고 있다. 박철완 서정대 교수는 “올 상반기 중국 신차 등록 기록을 보면 작년에 비해 삼원계 배터리를 장착한 차종이 늘었다”며 “국내 배터리 업체는 삼원계 배터리에 강하고 장비·소재업체는 중국기업들과 사업적 관련성이 크기 때문에 차라리 유럽보다는 중국에서 전시회를 여는 편이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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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가 열리던 기간 유럽에서는 배터리 전 주기 관리 기준을 구체화한 배터리법을 공식화했다. 국내 배터리 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분석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소모성 전시회 대신 현지 시장 대응 전략을 함께 고민하는 것이 협회가 배터리 기업을 좀 더 도와주는 길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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