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원 건립 반대? 이슬람포비아 안 된다"
"퀴어축제 다른 곳에서…성다수자 권익 중요"

홍준표 대구광역시장이 대구지역에서 불거진 '이슬람사원 건립' 갈등과 '퀴어축제 개최'와 관련해 상반된 견해를 밝혔다. 두 사안은 모두 일부 기독교단체가 격렬히 반대하는 문제인데, 전자에 대해선 찬성을, 후자에 대해선 반대 입장을 보였다. 소수자 문제와 관련해 상반된 시각을 드러낸 셈이다.


홍 시장은 대구 이슬람사원 건립과 관련, 이를 반대하는 것은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했다. 홍 시장은 지난 10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이미 우리나라 주택가에는 성당도 있고 교회도 있고 사찰도 있다. 굳이 이슬람만 안 된다는 것은 종교의 자유 침해일 뿐만 아니라 기독교 정신에도 반하는 사이비기독교인들이나 할 짓"이라고 말했다.

이어 "세계 속의 대구, 글로벌 대구를 만들기 위해서는 10억 이슬람을 배척하고는 만들 수 없다"며 "이슬람 포비아(이슬람 혐오)를 터무니없이 만드는 특정 사이비 기독교 세력들은 대구에서 추방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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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홍 시장은 오는 17일 예정된 대구 퀴어문화축제와 관련해선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홍 시장은 "성 소수자의 권익도 중요하지만, 성 다수자의 권익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며 "시민들에게 혐오감을 주는 그런 퀴어 축제는 안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15일에는 재차 글을 올려 "대구 번화가 도로를 무단 점거하고 여는 대구 퀴어 축제도 단연코 용납하기 어렵다"며 "1%도 안 되는 성 소수자의 권익만 중요하고 99% 성 다수자의 권익은 중요하지 않습니까? 집회를 하려면 다른 곳에 가서 하라"고 주장했다.


홍 시장의 발언은 이날 대구지법이 퀴어축제가 열리는 동성로 상인 등이 낸 집회 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한 후에 나온 것이다. 법원의 결정으로 축제는 예정대로 개최할 수 있게 됐지만 홍 시장은 반대 입장을 고수했다.


그는 16일에는 "퀴어축제 때 도로 불법점거를 막겠다고 하니 경찰 간부가 그러면 집회 방해죄로 입건한다고 엄포를 놓는다. 대한민국 경찰인지 퀴어축제 옹호 경찰인지 참 어이가 없다"며 경찰을 비판하기도 했다.


성 소수자 단체는 홍 시장이 쓴 '성 다수자' 등의 단어가 혐오와 차별이 담긴 표현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또 이슬람사원 건립 등 소수 종교 문제는 포용을 강조한 반면, 성 소수자 문제는 그렇지 않다는 점에서 모순적 시각을 드러냈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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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진교 대구 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장은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성 다수자라는 단어는 국어사전에도 없고 언론 등에서도 주로 쓰지 않는 말"이라며 "어느 부분에서 반박해야 할지 너무 난감한 총체적 난국"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정치의 큰 무게감과 시장의 의무와 책임을 망각한 발언"이라며 "부끄러움은 대구시민의 몫"이라고 말했다.


강주희 기자 kjh81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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