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복제…A씨는 누구인가
검찰, 산업기술보호법 위반 혐의로 A씨 기소
삼성전자·SK하이닉스 임원 출신 반도체 전문가
2015년 이후 대만·중국 등 해외 활동 힘써
검찰이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현 SK하이닉스) 임원을 거친 한 반도체 전문가를 국내 기술 유출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 이 전문가는 반도체 업계에서 수율(제조품 중 양품 비율)의 달인이라 불리던 인물로, 평소 언변이 좋고 때때로 호전적인 성향을 보였다는 업계 평가를 받는다.
13일 반도체 업계는 전날 검찰이 반도체 전문가 A씨(65)를 구속 기소했다고 밝힌 뒤 술렁이고 있다. 기술 유출 시도가 전례 없는 규모로 발생한 탓이다. 업계에서 유명 인사였던 A씨가 이번 이슈와 연관이 있는 데에도 주목하고 있다.
앞서 수원지검 방위사업·산업기술범죄수사부(부장검사 박진성)는 12일 산업기술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삼성전자 상무였던 A씨를 구속 기소하고 공범 6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삼성전자 영업기밀이자 국가핵심기술인 반도체 공장 설계 자료를 빼돌려 중국에 있는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인근에 복제 생산 시설을 세우려 했다는 것이다.
A씨는 국내 반도체 양강 기업인 삼성전자, 하이닉스반도체에서 모두 임원을 지낸 반도체 제조 전문가다. 연구 분야에서 업무를 시작, 이후 생산성 향상 등 제조 분야에서 손에 꼽히는 성과를 기록했다. 한국 반도체 기술의 핵심은 제조 능력이다. 같은 재료와 장비를 사용해도 해외 경쟁 업체보다 더 많은 반도체를 만든다. 반면 불량은 적다. A씨가 업계 유명 인사가 된 배경이다.
업계에선 A씨가 언변이 좋고 쇼맨십이 있는 등 외향적인 성향을 지녔다고 설명한다. 성격이 분명하다 보니 때때로 호전적인 면모를 보였다는 평가도 있다.
A씨는 1984년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에 입사해 수석연구원과 상무 등을 역임했다. 삼성전자 재직 시절에 12인치 웨이퍼 가공 기술을 개발한 공로 등을 인정받아 '자랑스런 삼성인상'을 세 차례나 받았다. 이 상은 재직 중에 한 번도 받기 힘들다 보니 임원 승진 보증 수표로 불린다.
2001년 하이닉스반도체로 자리를 옮긴 뒤에는 연구·개발(R&D)과 제조 생산 등 다양한 조직을 이끌었다. 당시 최저 원가에 최대 수율과 생산량을 달성하며 하이닉스반도체가 경영난을 극복하는 데 기여했다. 이후 업계에선 A씨를 수율의 달인이라 불렀다.
하이닉스반도체에서 최고기술책임자(CTO)와 부사장을 지낸 뒤에는 2010년 퇴사했다. 이후 고려대와 한양대에서 반도체 관련 전공 교수로 일하다 2014년엔 한화그룹 제조부문 운영혁신총괄 사장에 선임됐다. 2011년 STX솔라 대표이사 사장을 지내는 등 반도체와 유사성이 있는 태양광 분야에서도 일했다.
2015년 한화큐셀 CTO를 사임한 뒤에는 대만에서 활동했다. 그곳에서 싱가포르에 거점을 둔 컨설팅 업체 '진세미'를 세워 메모리 반도체 관련 컨설팅 사업을 했다. 반도체 관련 제조 특허를 보유한 진세미를 통해 중국에 있는 반도체 공장 설계와 생산 관리를 맡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중국 등 해외로 국내 반도체 인력을 빼간다는 비판을 받았지만 A씨는 이를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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