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정부가 부채한도를 상향하지 못할 경우 이르면 오는 6월 미국이 초유의 채무불이행(디폴트)에 빠져들 수 있다는 경고가 쏟아지는 가운데 조 바이든 대통령이 관련 협상에서 공화당의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진전 기미를 보이던 부채한도 협상이 다시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미국 정부의 디폴트 우려도 재차 확산하는 모습이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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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차 일본을 방문 중인 바이든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귀국 전 기자회견에서 백악관과 공화당 간 부채한도 상향 실무협상에서 공화당이 요구한 내용에 대해 "솔직히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디폴트 이전에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상대방(공화당)이 극단적 입장에서 벗어나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귀국길에 에어포스원에서 공화당 소속인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과 통화할 예정이다. 그는 "나는 부유한 세금 사기꾼들을 보호하면서 100만 명에 달하는 미국인의 급식 지원 프로그램을 위험에 빠뜨리는 거래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며 "공화당은 당파적인 조건을 내세우면 초당적 합의가 없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민주당과 공화당의) 4명의 의회 지도자는 모두 디폴트가 선택지가 아니라는 데 나와 의견을 같이했다"고 지난 회동을 언급하며 "난 이들 각자가 그 약속에 부응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주 2차 회동 이후만 해도 바이든 대통령과 매카시 하원의장이 일제히 디폴트는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면서 곧 관련 협상이 마무리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잇따랐었다. 하지만 백악관과 공화당 간 입장이 팽팽하게 대치하면서 주 후반 매카시 하원의장은 결국 바이든 대통령이 G7 회의에서 돌아올 때까지 협상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하원 다수당을 차지한 공화당은 그간 대규모 정부 지출 삭감을 부채한도 상향의 전제 조건으로 내세워왔고, 바이든 대통령은 부자 증세를 통한 세제 개혁이 고려돼야 한다는 입장을 지속해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공화당은 이런 (부자증세) 세입이 논외라고 하지만 그것은 논외가 아니다"라며 "그것이 상당한 견해차를 지속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입장차가 극명함을 확인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바이든 행정부가 결국 수정헌법 14조를 근거로 의회 승인 없이 부채한도를 상향하는 비상조치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우리가 권한이 있는지 14조를 살펴보고 있다. 난 권한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그는 지난 9일에도 수정헌법 14조 발동이 적법하다는 전문가 의견을 소개했었다. 다만 해당 조항을 발동했을 경우 소송 제기 등으로 오히려 부채한도 상향을 위한 절차가 중단될 수 있다는 점이 우려점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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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지난 1월 31조4000억달러 규모의 부채한도를 모두 소진했고, 직후 특별조치로 버티고 있는 상황이다. 의회가 부채한도를 상향하지 않을 경우 초유의 디폴트 사태로 실직, 금융시장 혼란 등 여파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쏟아진다. 재무부를 이끄는 재닛 옐런 장관이 제시한, 현금이 소진될 것으로 추산되는 이른바 X-데이는 오는 6월1일이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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