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론 빅테크 규제 어려워…공정위 입증책임 낮춰야"-공정위 TF
공정위 ‘온라인 플랫폼 규율 개선 전문가 TF’에서 독일의 경쟁제한방지법 개정안이 유력 모델 중 하나로 논의되고 있다. 빅테크 기업의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을 규제하는 과정에서 경쟁당국의 힘을 실어주는 방향이다. 현행 공정거래법으로는 발빠른 개입을 통한 해결이 어려워 시장 독과점을 키우고 있다는 문제의식에 따라서다.
지난 1월 출범한 공정위 ‘온라인 플랫폼 규율 개선 전문가 TF’에서는 3차례 회의를 진행했다. 효과적인 빅테크 규제를 위한 현행 공정거래법 개정 필요성 등을 논의하고 있다. 앞서 공정위가 1월 발표한 ‘온라인 플랫폼 독과점 심사지침’에서 규정한 플랫폼 경제의 경쟁제한적 행위 유형(자기사업우대, 멀티호밍제한, 끼워팔기, 최혜국대우 등)이나,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의 시장지배적 사업자 판단 기준(교차 네트워크 효과, 규모의 경제, 게이트키퍼(문지기) 역할 여부 등)을 법제화하는 방향 등 다양한 의견들이 오가고 있다.
3차례 진행된 TF 회의에서는 독일의 경쟁제한방지법 개정안이 참고할만한 선택지 중 하나로 논의됐다. 독일은 2021년 경쟁제한방지법(독일판 공정거래법, Act against Restraints of Competition, GWB)을 10차 개정해 시장지배적지위 판단 기준으로 ‘시장 간 경쟁에서 압도적인 영향력을 미치는 사업자’라는 새 개념을 도입했다. 판단 기준으로는 ‘하나 이상의 시장에서 사업자의 지배적 위치’, ‘자금력이나 다른 자원에 대한 접근’, ‘수직적 통합 및 기타 상호연계된 시장에서의 활동’, ‘경쟁과 관련한 데이터에 대한 접근’, ‘제3자의 공급 및 판매시장에 대한 접근에 있어서 당해 사업자 활동의 중요성과 그에 따른 제3자의 활동에 미치는 영향’을 제시했다.
공정거래법 전문가는 “이는 한국 대규모기업집단 지정제도와 유사한 개념”이라며 “경쟁당국이 (시장지배적지위 판단 기준으로) 지정 요건을 제시한 뒤 그 요건을 충족하는 사업자를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판단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정 기업을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으로 규제하기 위해, 해당 기업이 관련 시장에서 지배적 지위를 갖고 있는지를 당국이 입증해야 하는 데 따른 부담을 상당 부분 낮춘 것이다. 경쟁법상 시장지배적 지위, 시장획정 등을 기업과 끊임없이 다투며 시간이 지연되는 상황을 최대한 제거하겠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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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에 참여한 한 전문가는 “TF에서 빅테크 독과점 규율 개선의 다양한 방법들이 논의되는 가운데, 유럽식 강력 규제인 디지털시장법(DMA)는 지나치고 한국 공정거래법과 조화를 이룰 수 있는 법안으로 독일 경쟁제한방지법 개정안이 참고할 만하다는 의견들이 있다”고 전했다. 오는 5월부터 시행되는 EU의 DMA 또한 독일법처럼 규제 대상이 되는 기업들(게이트키퍼)을 사전에 정해두고 이들의 의무와 금지 규정을 도입했다. 다만 DMA는 지정된 게이트키퍼 기업이 금지해야 하는 규정이 독일법에 비해 지나치게 상세하고, 당연입법(특정 행위를 하면 무조건 위법)의 접근법이라 지나치다는 의견이 다수다.
이같은 입법체계 변화를 고민하는 배경은 빠르게 변화하는 플랫폼 경제에 비해, 공정위의 규제 집행 속도가 느려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문제의식에 의해서다. 김윤정 한국법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 공정거래법을 통한 규제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는 한계가 있다”며 “일단 시장을 획정하고 시장지배적 지위가 있는 기업인지 확인하고, 기업이 이를 반박하면서 너무나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고 말했다. 이어 “공정위가 입증하고 사업자가 논박하는 과정에서 시장에서는 이미 혁신이 제한되는 현상이 많이 벌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과 제임스김 암참 회장이 20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서울 호텔에서 열린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 주최 공정거래위원장 초청 특별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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