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한일 정상회담' 겨냥 ICBM 발사…"한반도 주도권 과시"
北, ICBM 추정 장거리미사일 동해상 발사
한미 연합연습 반발에 한일 정상회담 겨냥
"한반도에 일본·괌까지 타격 자신감 표출"
북한은 한일 정상회담이 예정된 16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추정되는 미사일을 발사했다. 한일관계가 개선 국면에 접어들면서 한미일 협력이 강화될 조짐을 보이자, 한반도 정세의 주도권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특히 한미 연합훈련 기간 중 위축된 모습을 보인 과거와 달리 일본 본토와 미 공군기지가 위치한 괌까지 타격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표출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군은 이날 오전 7시10분께 북한이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장거리 탄도미사일 1발을 포착했다. 고각으로 발사된 미사일은 약 1000㎞를 비행한 뒤 동해상에 탄착했다고 합참 관계자는 설명했다.
올 들어 6번째 미사일 도발로, ICBM 발사는 지난달 18일 '화성-15형'을 고각으로 발사한 뒤 한 달 만이다. 당시 미사일은 고도 5700여 ㎞로, 약 900㎞ 거리를 비행했다. 이번에 발사된 기종은 한미 정보 당국이 분석 중이다. 기존의 화성-15형이나 화성-17형일 것으로 추정되나, 지난달 열병식에서 등장한 고체연료 추진 ICBM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북한의 도발은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이날 일본 도교에서 개최 예정이 한일 정상회담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 일본은 최근 한미일 훈련 등을 계기로 안보 협력을 강화하고 있으며, 특히 북한의 도발에 대응하는 데 공조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일례로 지난달 18일 ICBM 발사 나흘 뒤 한미일 미사일 방어훈련이 전개된 바 있다.
문재인 정부 당시 냉각됐던 한일관계가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본격 복원되기 시작하면서, 군사적 측면에서도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정상화 등 한일 협력이 크게 증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오는 23일까지 대규모 한미 연합연습 '자유의 방패(프리덤실드·FS)'가 전개된다는 점에서 북한이 견제와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지난 11일 소집된 당 중앙군사위원회 회의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중대한 실천적 조치를 결정했다"고 밝힌 뒤 연쇄적 도발을 이어가고 있다. FS 시작 전날이던 12일에는 잠수함발사순항미사일(SLCM) 2발을 쐈고, 14일에는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2발을 발사했다. 여기에 ICBM까지 쏜 건 한반도는 물론 일본 전역까지 타격 가능하다는 위협으로 풀이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총장은 "이번 미사일 발사는 한반도 문제에 대한 주도권을 과시하면서, 기술적으로는 정상각도 발사를 위한 예행연습으로 보인다"며 "한미 연합훈련에 대한 실전대응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한일 정상회담 날짜를 택한 건 한미에 대한 반발이자, 한일 간의 밀착을 겨냥한 경고를 발신하는 이중효과를 노린 것"이라고 말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은 한미 연합훈련이 실시될 때 감시·정찰·타격 자산이 동원돼 위축됐던 과거와 달리 한국과 일본, 괌 등을 타격할 전술핵 능력을 갖췄다는 자신감을 표출하고 있다"며 "특히 지난해 다수의 도발과 달리 올해 도발을 북한 주민에게 적극 홍보하고 있다는 건 내부적으로 경제적·사상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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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군은 이번 미사일이 신형 고체연료 기반의 ICBM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분석에 들어갔다. 군 관계자는 "한미 정보 당국은 최근 북한의 미사일 개발과 관련된 동향을 고려해 종합적으로 분석 중에 있다"며 "군은 확고한 연합방위태세 하에 연합연습을 강도 높고 철저하게 시행하면서, 북한의 어떤 도발에도 압도적으로 대응할 대비태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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