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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만보 하루천자]도시의 과거와 현재를 한눈에, 코펜하겐 도심 산책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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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걷기 좋은 도시' 코펜하겐을 가다③

시청부터 궁전, 전망대와 시장까지
왕실 역사부터 시민들 생활상까지 한눈에

코펜하겐은 1167년 세워져 9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도시이자 서울과 비슷한 시기인 1445년 덴마크 왕국의 수도가 된 도시다. 오랫동안 수도였던 만큼 왕실에 얽힌 다양한 역사가 담긴 공간이 있는가 하면 시민들의 일상을 함께 누릴 수 있는 공간도 많다. 오늘 소개할 코스는 도심 곳곳을 누비며 과거와 현재를 함께 느낄 수 있는 산책길이다.

[하루만보 하루천자]도시의 과거와 현재를 한눈에, 코펜하겐 도심 산책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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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작점인 코펜하겐 시청은 건축가 마틴 니롭이 이탈리아 시에나 시청에서 영감을 받아 1905년 완성한 건물이다. 정면의 황금 동상은 1167년 코펜하겐에 처음으로 성을 세워 코펜하겐을 만든 압살론 주교의 동상이다. 코펜하겐 시내 고도 제한의 기준점이 된 시청 종탑은 15분마다 1회씩, 정시에는 시각 수에 맞춰 종을 울린다. 별도의 투어를 신청하면 시청 내부와 탑을 견학할 수 있다.


덴마크 코펜하겐 시청사 [사진=이춘희 기자]

덴마크 코펜하겐 시청사 [사진=이춘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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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 광장에서 고개를 돌리면 대로 맞은편에 1843년 문을 연 티볼리(Tivoli) 놀이공원이 보인다. 월트 디즈니도 여기에 영감을 받아 디즈니랜드를 만들었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티볼리의 시작은 사람들이 정치에 관심을 덜 갖도록 하기 위한 크리스티안 8세의 우민정책이었다고 한다. 1914년 만들어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목제 롤러코스터가 가장 명물로 꼽힌다. 다만 여름(4~9월)과 핼러윈, 크리스마스에 맞춰 시즌제로 문을 열어 기자가 방문했던 초봄에는 공원 안으로 들어갈 수는 없었다. 티볼리 공원 방문을 계획하고 있다면 시기를 잘 맞춰 코펜하겐을 찾아야 하는 이유다.

만약 때를 맞추지 못했다면 인근의 칼스버그 맥주 창립자의 아들 카를 야콥센이 소유했던 개인 컬렉션을 모아 문을 연 뉘 카를스베르 글립토테크(Ny Carlsberg Glyptotek) 미술관으로 아쉬움을 달래는 방법도 있다.


덴마크 코펜하겐 크리스티안보르 궁전 [사진=이춘희 기자].jpg

덴마크 코펜하겐 크리스티안보르 궁전 [사진=이춘희 기자].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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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북동쪽으로 방향을 틀어 걷다 보면 크리스티안보르 궁전(Christiansborg Slot)이 나온다. 비록 지금은 국왕이 살고 있지는 않지만 가장 대표적인 왕실의 거주지였던 곳이다. 지금도 왕실의 많은 공식 행사가 이곳에서 열리고, 덴마크 의회와 대법원, 총리 관저가 터를 잡고 있는 덴마크 정치와 왕실의 중심지다. 압살론 대주교가 처음으로 요새를 세워 코펜하겐의 기틀이 된 곳으로 크리스티안보르 궁전으로 만들어진 후에는 중세 시대 두 번의 대화재를 겪으며 1900년대 초반 재건돼 현재의 모습을 갖췄다.


크리스티안보르 궁전의 백미는 연회장에 걸린 태피스트리(직물 공예)와 '더 타워(T?rnet)'다. 연회장(The Great Hall)에는 17개의 대형 태피스트리가 벽을 따라 전시돼있다. 덴마크뿐만 아니라 인류의 과거와 현재, 미래가 묘사돼 있으며 1990년 마르그레테 2세의 50세 생일을 기념해 만들어졌다. 궁전의 첨탑인 더 타워는 입장료 없이 누구나 무료로 올라가 코펜하겐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다.

크리스티안보르 궁전의 첨탑에서 내려다 본 코펜하겐 시내 [사진=이춘희 기자]

크리스티안보르 궁전의 첨탑에서 내려다 본 코펜하겐 시내 [사진=이춘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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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티안보르 궁전을 나와 북서쪽으로 방향을 틀면 1962년 조성된 보행자 전용 거리인 스트뢰게트(Strøget) 거리의 중간 지점인 스트로크 분수 광장이 나온다. 스트뢰게트는 유럽에 있는 보행 전용 거리 중 가장 긴 1.2㎞의 길이로 세계에서 가장 걷기 좋은 도시로 불리는 코펜하겐의 상징 같은 곳이다. 중심거리뿐만 아니라 인근의 구역도 함께 보행자 전용거리로 지정돼있어 도시의 풍경을 느끼기에 좋다.


거리를 거닐다 보면 만나게 되는 '원형 탑'을 뜻하는 룬데토른(Rundetaan)도 코펜하겐의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곳이다. 보통의 유럽의 탑들이 가파른 계단을 올라가야 하지만 룬데토른은 특이하게 나선형의 비탈길로 돼 있다. 왕과 왕비가 마차에서 내리지 않고 오를 수 있기 위해서다. 통로를 돌고 돌아 전망대에 올라서면 스트뢰게트 거리 일대가 한눈에 들어온다.


덴마크 코펜하겐 토르브할렌 시장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사진=이춘희 기자]

덴마크 코펜하겐 토르브할렌 시장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사진=이춘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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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대를 내려와 다시 길을 따라 발길을 옮기다 보면 신선 식품을 주로 취급하는 유기농 시장인 토르브할렌(Torvehallerne)에 다다른다. 1958년 이곳에 있던 야채 시장이 이전한 후 방치됐던 공간에 2011년 다시 시장을 세웠다. 신선하고 품질 좋은 식품을 직거래할 수 있어 시민들은 물론 관광객들도 많이 찾는 코펜하겐의 명소로 꼽힌다.


특이하게 시장이 완전히 실외 또는 실내가 아니라 중간의 노점 시장을 중심으로 양쪽에 온실 같은 건물이 마주 보고 서 있는 구조로 만들어져 있다. 시장은 누구든 자유롭게 오갈 수 있어야 한다는 철학 아래 유리 벽으로 건물을 만들고 곳곳에 문을 만들어 실내외가 한데 어우러지도록 하는 의도가 담겼다고 한다. 과일, 고기, 치즈, 해산물 등 식자재는 물론 스모어브레드(smørrebrød), 빵, 커피 등 다양한 음식을 푸드코트처럼 즐기며 쉬어갈 수도 있다. 씨앗호떡은 물론 불고기, 치즈 등 퓨전 호떡과 비빔밥을 판매하는 푸드트럭도 있어 오랜만에 한국 음식을 맛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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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찾을 곳은 로젠보르크(Rosenborg) 성이다. 1710년까지 왕실의 주된 거처였던 곳으로 이후로도 크리스티안보르 궁전이 불탔을 때나 영국이 코펜하겐을 침공했을 때 임시 왕궁으로 쓰이기도 했다. 성 안에는 과거 왕들이 썼던 왕관을 비롯해 각종 장신구 등 화려 컬렉션이 다양하게 전시된 박물관이 있어 화려했던 왕국의 기억을 엿볼 수 있다. 인근에 있는 왕의 정원(Kongens Have)도 함께 거닐어 볼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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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펜하겐=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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