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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大 국책은행 보유 골프 회원권 가격만 158억…공공혁신은 시늉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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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적으로 싼 회원권 처분하며 개혁 시늉
극소수 임직원 '황제 골프' 전유물 지적
“이용 규정·내역 등 투명하게 공개하고 관리해야”

국내 3대 국책은행(KDB산업은행·한국수출입은행·IBK기업은행)이 총 160억원에 이르는 골프 회원권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에는 36억원짜리 초고가 회원권도 포함돼 있다. 이용 내역은 '깜깜이'다. 사실상 기관장이나 극소수 임원만을 위한 '황제 골프' 전유물로 쓰이고 있다는 비판이다. 정부가 '파티는 끝났다'며 공공부문 혁신을 추진하고 있지만, 현장에서의 변화는 여전히 미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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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3대 국책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기업은행이 보유한 골프 회원권 가격 총합이 74억2600만원(10개 구좌)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산업은행 61억4300만원(3개 구좌), 수출입은행 22억4800만원(1개 구좌) 순이다. 이는 현재 시가가 아닌 취득 당시 가액을 합친 금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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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은 35억7700만원짜리 제주 소재 골프장 블랙스톤CC 회원권을 보유 중이다. 단일 구좌로는 가장 비싼 가격이다. 2010년 민유성 전 산은금융지주(산업은행 전신) 회장 당시 구입한 것으로, 해당 가격은 13년 전 취득가다. 경기 가평군 소재 골프장 크리스탈밸리 회원권도 18년 전인 2005년 23억원에 취득했다. 산업은행 측은 오래 전 수십억원을 주고 취득한 두 골프 회원권의 현재 시가는 파악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수출입은행은 2009년 경기 용인시 소재 코리아CC 회원권 1구좌를 22억4800만원에 구매했다. 기업은행이 보유한 골프 회원권 중에서는 2015년 권선주 전 행장 재직 당시 구매한 경기 양주시 소재 레이크우드 회원권이 15억1100만원으로 가장 비쌌다.


민간 시중은행과는 달리 정부 예산이 투입되는 국책은행이 이처럼 수십억원대의 고가 골프 회원권을 사용하는 게 부적절하다는 지적은 과거에도 있었다. 하지만 그때마다 국책은행들은 상대적으로 가치가 낮은 회원권 일부만 파는 식으로 '개혁 시늉'만 했을 뿐이다. 실제 지난해 7월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공공기관 파티는 끝났다"며 강력한 혁신을 주문하자 산업은행은 초고가 골프 회원권은 남겨두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캐슬렉스 회원권(취득가 8억1760억원)만 처분했다. 2억6700만원에 취득했던 중부CC 회원권도 현재 매각을 추진 중이나, 이보다 10배가량 비싼 수준의 블랙스톤과 크리스탈밸리 회원권 매각 의사에 대해서는 "확인할 수 없다"고 답했다.


이들 국책은행은 고가의 골프 회원권을 취득한 표면적 목적으로 '마케팅 및 대외업무 수행'을 내세우고 있다. 문제는 이용내역을 관리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내역은커녕 관련 규정조차 없다. 산업은행은 골프 이용내역 문의에 "영업상 필요한 대외 마케팅 및 업무추진 등의 목적으로 개별 임직원들이 자율적으로 사용 중"이라며 "개별 임직원의 예약 및 이용실적을 별도로 관리하고 있지는 않다"고 답변했다.

수출입은행도 "이용자 개인이 비용 전액을 부담하고 있어 이용내역을 관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다만 "기재부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공공기관 혁신 가이드라인'에 담긴 기관별 자산 효율화 계획에 따라 관련 규정 마련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기업은행도 "이용내역은 수집·관리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해당 골프 회원권이 공식 업무 목적으로 쓰이고 있는지는 파악이 불가능하다. 실제로는 기관장이나 일부 임원들이 회원권을 사실상 독점하다시피 사용해 '복지 혜택'처럼 누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성주 의원은 "국책은행의 불투명한 골프장 회원권 관리 실태가 오랜 기간 지적됐지만 개선되지 않고 있다"며 "국민의 혈세가 투입되는 국책은행에서 수십억짜리 고가의 회원권을 불가피하게 보유해야 한다면, 최소한 이용 규정과 이용 내역 등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은행은 공공재'라던 윤석열 정부는 국책은행의 초호화 골프장 회원권부터 매각하고 투명하게 관리해 공공기관 개혁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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