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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상 중단해야?" SVB파산, Fed 긴축경로에 새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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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의 갑작스러운 파산이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경로에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작년부터 이어진 급격한 긴축이 SVB를 포함한 은행들의 자산 건전성을 악화시키는 직격탄이 된 것으로 확인된 탓이다. 커지는 불확실성 속에 일각에선 금리 인상을 잠시 중단해야 한다는 경고마저 나온다.


에버코어 ISI의 에드 하이먼 회장은 12일(현지시간) 투자자메모를 통해 최근 SVB 파산 사태를 언급하며 "금융 충격을 고려해 Fed가 (금리 인상을) 일시중단하는 게 좋은 생각일 수 있다"며 "만약 Fed가 중단한 후 인플레이션이 가속화한다면 다시 쉽게 긴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오는 21~22일 예정된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SVB 파산 사태로 금융시장 불안정성이 높아진 데 따른 주장이다.

당초 시장에서는 이달 FOMC에서 Fed가 금리 인상폭을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으로 가속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했다. 인플레이션이 좀처럼 꺾이지 않는데다 올 들어 공개된 고용, 물가, 소비지표가 일제히 예상을 뛰어넘었기 때문이다. 이에 지난주 제롬 파월 Fed 의장은 "금리 인상 속도를 높일 준비가 돼 있다"고 빅스텝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하지만 파월 의장의 발언 이후 주 후반에 터진 SVB 사태는 급격한 금리인상이 실물경제뿐 아니라 금융 시스템에도 타격을 주고 있음을 확인시키는 계기가 됐다. 이로 인해 Fed가 빅스텝으로 회귀하는 것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는 것이다. 알리안츠 선임고문인 모하메드 엘-에리언은 이번 사태에 대해 "좁은 의미에서는 작은 은행이더라도 시스템적 위험을 초래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넓은 의미에서 이는 현재 진행 중인 통화정책 변화의 트릴레마(삼중고)"라고 지적했다. 베어트랩스 보고서의 설립자인 래리 맥도날드는 이번 사태로 인해 Fed가 오는 12월까지 금리를 1.0%포인트 낮출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Fed가 이번 뱅크런을 일으켰다"고 지적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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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총자산 2090억달러(277조원)에 달하는 SVB의 갑작스러운 파산 배경에 지난 1년간 기준금리를 4.75%포인트 끌어올린 Fed의 행보가 있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벤처캐피털과 스타트업이 주요 고객인 SVB는 팬데믹 기간 불어난 자산과 예금을 안전자산인 미 국채, 정부 보증채권에 대거 투자했으나, 작년부터 시작된 Fed의 고강도 긴축으로 채권 가격이 급락하면서 대규모 손실을 입었다. 여기에 예금이자 부담까지 치솟으며 SVB의 건전성이 한층 악화했다는 진단이다.


시장 일각에서는 SVB 사태의 본질이 높은 금리에 기반한다는 점을 들어 향후 비슷한 상황에 처한 다른 은행들에까지 파장이 이어질 것이란 경계감이 커지고 있다. 대다수 미 은행은 미국 국채를 포함한 상당 규모의 채권을 자산으로 보유하고 있다. 또한 부동산 대출 등에 노출된 중소 지역은행에 대한 우려도 쏟아진다.

재닛 옐런 미 재무부 장관 역시 이날 CBS에 출연해 "기술 분야의 문제는 이번 사태의 핵심이 아니다"라고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Fed의 금리 인상을 본질로 지적했다. Fed 의장 출신인 그는 "Fed는 독립적이며, 금융위기를 다루고 인플레이션과 고용 목표 달성을 위한 적절한 조치가 무엇인지 판단할 책임이 있다"며 "적절한 대응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결국 관건은 오는 14일 공개되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될 전망이다. 월가에서는 2월 CPI가 전년 동월 대비 6.1% 상승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는 전월 상승폭(6.4%)에서 둔화된 수준이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대비 5.5%, 전월 대비 0.4%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이와 함께 이번주에는 2월 생산자물가지수(PPI), 소매 판매 등도 공개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현재 연방기금(FF)금리 선물시장은 3월 FOMC에서 여전히 빅스텝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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