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과 주거 마련 어려움이 큰 이유
결혼식 문화나 혼외출산 인식 개선도 필요
보건복지부가 청년들과 결혼과 임신·출산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를 가졌다. 점점 심각해지는 저출산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복지부는 4일 오후 한국보건복지인재원 서울교육센터에서 복지부 2030 청년자문단 15명과 함께 '저출산 대응 2030 청년 긴급 간담회'를 열었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20~30대 미혼 청년들은 결혼하지 않는 이유에 대부분 소득 문제를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자산 형성과 대출, 안정적인 주거 마련의 어려움 때문에 결혼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는 지난 연말 사회복지연구회의 계간지에 게재된 논문에서도 드러난 바 있다. 해당 논문에서 연구진은 2021년 11월 성인 104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20세부터 34세까지의 미혼남녀 281명의 응답을 심층 분석했다.
그 결과 월 200만원 이상의 소득이 있는 사람이 월 100만원 이하를 버는 사람에 비해 ‘결혼과 출산을 꼭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8배 이상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간담회에서는 예식장 등 결혼 비용과 부모님이 낸 축의금을 회수하는 의미가 강한 결혼 문화가 부담스럽고, 결혼이 곧 출산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압박도 결혼을 꺼리게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참석한 청년들은 “결혼식 문화는 물론 동거나 혼외출산에 대한 인식개선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와 함께 “혼인 관계에서 여성에게만 집중된 난임 지원 등이 미혼여성이나 남성에게도 확대돼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또 “육아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한 현금 지원 확대, 가족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과 여유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간담회를 주재한 복지부의 이기일 제1차관은 “정부는 현재 상황에 대해 큰 위기의식을 갖고 준비해 나가겠다”며 “오늘 나온 제안을 충분히 검토해서 청년들에게 보다 필요한 정책을 마련할 것”이라고밝혔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합계출산율(0.78명)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하위에 머물렀다. 합계출산율은 15~49세 가임 여성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로, 최소 2.1명이 되어야 인구를 유지할 수 있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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