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산업, 미래설계자들]타사 공장 멈출 때 R&D 투자 늘렸다, AI·특수합금 항공시장 진격
(7)채민석 세아창원특수강 기술연구소장
중국·인도 저가 공세에 시장 급변
니켈·타이타늄 특수합금 돌파구로
국산화 통해 납기 절반 이상 줄여
"우주항공·방산 진출은 생존의 문제"
AI로 관리…생산시스템 연동 추진
내년 상반기 보잉 적격인증 목표
국내 철강 산업이 구조적 전환점에 서 있다. 중국과 인도의 저가 공세로 범용 스테인리스 시장의 수익성이 빠르게 악화되면서, 국내 업체들은 전기로 가동을 멈추고 공장을 줄이는 처지에 놓였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세아창원특수강이 찾아낸 생존의 돌파구는 다름 아닌 고부가가치 기반의 차세대 기술이었다. 니켈과 타이타늄 기반의 특수합금 연구개발(R&D) 투자를 과감히 확대하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균열이 생긴 글로벌 공급망의 틈새를 파고들어 국산화에 성공한 행보다. 이는 한 기업의 생존 문제를 넘어, 우리 산업이 앞으로 수십 년간 성장동력으로 삼아야 할 우주항공·방산 소재 분야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런 체질 개선의 중심에는 변화를 설계하고 실행에 옮긴 채민석 세아창원특수강 기술연구소장 겸 우주항공사업단장이 있다. 그는 세아그룹 디지털 전환(DT) 비전 수립과 마스터플래닝, 스마트팩토리 구현 전략, 무탄소 연료 전환 전략 등을 잇따라 설계·실행해 온 인물이다. 내년 상반기 보잉 적격제품목록 인증 획득을 목표로 항공우주 특수합금 사업 확대에 전력을 쏟고 있는 그를 지난 15일 서울 마포 세아타워에서 만났다.
채 소장은 세아창원특수강의 우주항공·방산 특수합금 진출을 "생존의 문제"라고 했다. 반도체·원자력·우주항공 같은 고부가 시장으로 옮겨가야 경쟁력을 지킬 수 있다는 것이다. 세아창원특수강이 최근 2년간 연구개발(R&D) 투자를 184억원에서 326억원으로 77% 늘리며 니켈·타이타늄 기반 특수합금 개발에 힘을 쏟는 이유다.
시장 진입의 적기라고 판단한 또 다른 근거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미국과 유럽의 항공·방산업체들이 러시아산 특수합금 의존도를 낮추면서 새로운 공급처를 찾기 시작했다. 채 소장은 "우주항공은 원래 공급망 변화가 거의 없는 폐쇄적인 시장인데, 전쟁 이후 균열이 생기며 신규 공급자를 찾는 움직임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여기에 납기 경쟁력이 더해졌다. 채 소장은 "특수합금은 글로벌 공급 부족으로 납기가 50~70주씩 걸리는데, 우리가 20주 수준의 대응력을 보여주면서 기회가 열리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세아창원특수강은 최근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품질 관리에도 접목했다. 항공우주 소재 규격과 고객 요구 사항을 AI가 학습해 설계·생산 단계에서 작업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방식이다.
채 소장은 "항공 규격은 체인 구조라 하나만 놓쳐도 치명적"이라며 "인공지능(AI)이 작업자에게 어떤 규격을 확인해야 하는지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에는 생산실행시스템과 연동해 공정별 품질 이슈까지 실시간으로 안내하는 단계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아창원특수강은 최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엔진용 초내열합금 '와스팔로이' 시제품 공급에도 성공했다. 와스팔로이는 900도 이상의 고온을 견디는 초내열 니켈합금으로 항공 엔진 핵심 부품에 사용된다. 기존에는 미국에서 80주 이상 걸려 공급받던 소재다.
채 소장은 "처음에는 소량 공급이었지만 고객사 반응이 좋았고 현재 추가 규격 개발도 진행 중"이라며 "납기와 가격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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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텍사스 템플시에 구축 중인 생산 거점을 기반으로 북미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세아창원특수강은 특수합금 국산화와 납기 경쟁력을 바탕으로 항공우주·방산 소재 사업 확대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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