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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국기업 우대" "첨단 기술력" 인텔·TSMC 美 보조금 쟁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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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투자에 보조금 확보 경쟁 치열

지난해 9월9일 팻 갤싱어(왼쪽) 인텔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오하이오주 신규 반도체 공장 기공식에 참석한 조 바이든 대통령을 안내하고 있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지난해 9월9일 팻 갤싱어(왼쪽) 인텔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오하이오주 신규 반도체 공장 기공식에 참석한 조 바이든 대통령을 안내하고 있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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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반도체 기업 인텔과 TSMC가 미국 정부가 반도체지원법(CSA) 에 따라 지원하는 390억달러(약 50조원)의 보조금을 조금이라도 더 많이 받기 위해 치열한 눈치싸움을 벌이고 있다. 미국내 반도체 생산설비 마련을 위해 막대한 규모의 자금이 투자되는 만큼 조금이라도 많은 정부 지원금을 받아야 부담을 덜고 사업의 성과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자국 기업 우대를 거론하는 인텔과 첨단 팹(Fab)을 강조하는 TSMC의 입장이 충돌하며 갈등이 확산할 조짐이다.


6일 블룸버그, 뉴욕타임스 등 미 언론에 따르면 인텔은 반도체 지원법과 관련, 해외 기업에 비해 자국 기업이 더 많은 지원을 받아야 한다는 로비를 벌이고 있다. 미국의 첨단 지식재산이 해외 기업을 통해 빠져나갈 수 있는 만큼 미국 기업인 인텔이 우선 지원을 받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만 기업인 TSMC는 본사 위치에 따른 우대는 미국 자금을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고 맞서고 있다. 인텔의 주장은 다분히 미국 우선주의에 기반한다. 문제는 인텔이 대만TSMC와 삼성전자에 비해 미세공정 진입이 늦어지며 아직 실현하지 못한 기술에 대해 보조금 지급을 희망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 최근 미 정부가 발표한 CSA 보조금 심사 조건이 묘한 흐름을 자아낸다. 상무부가 발표한 CSA 보조금 심사 기준은 경제·국가 안보, 사업 상업성, 재무 건전성, 기술 준비성, 인력 개발, 사회공헌 등 크게 6가지다. 상무부가 제시한 첨단 공정은 5나노다. 인텔은 자체 CPU 생산에서도 이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 TSMC는 이미 대만에서 3나노 공정을 시작했고 미국에서 완공해 가동을 준비 중인 공장에서는 내년부터 4나노 공정 생산을 예정하고 있다. 2026년에는 3나노 공정을 시작하겠다고 예고했다. 삼성전자 역시 지난해 3나노 공정을 시작해 인텔에 앞서고 있다.


대규모 투자를 위한 자체 자금력도 이슈가 될 수 있다. 자금력을 입증하려면 재무 건전성이 필수인데, 인텔은 최근 실적 부진을 이유로 임원 급여를 삭감하는 등 긴축에 들어갔다. 인텔이 신규 공장 설립과 관련해 사모펀드와 협력하기로 한 것도 자금 부족을 보완하기 위한 대안으로 풀이된다.


TSMC가 생산하는 다양한 칩들이 미군의 장비에 사용된다는 점도 인텔에 불리하다. 팻 갤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취임 후 파운드리 사업에 뛰어들겠다고 밝혔다. 당연히 아직 대규모 고객사가 없는 만큼 인텔의 뒤를 받쳐줄 우군이 없다. 반면 TSMC의 뒤에는 애플이 있다. 애플은 자체 설계한 칩 생산을 모두 TSMC에 맡기고 있다. 팀 쿡 애플 CEO는 조 바이든 대통령도 참석한 TSMC의 미국 공장 설비 반입행사에서 미국산 칩을 사용하겠다고 공언하기까지 했다. 인텔 CPU사업의 경쟁자 AMD역시 노골적으로 TSMC의 편에 서고 있다.

바이든 정부에서는 인텔의 주장에 부정적인 평가도 흘러나오고 있다. 일부 관리는 인텔이 TSMC나 삼성의 미세 공정을 따라잡을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미국 관료들은 미군에 필요한 첨단 칩을 생산하는 TSMC의 미국 내 생산 확대를 더 중요하게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나 러만도 상무부 장관은 "지원금에 아쉬워하는 기업도 있겠지만 우리의 목적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이 아니다. 이번 투자의 목표는 국가안보 목표 달성이다"고 선을 그었다. 일각에서는 러만도 장관이 언급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은 인텔을, 국가 안보는 TSMC를 의미한다는 해석도 제기했다. 만약 인텔에 대한 보조금이 TSMC에 비해 적다면 워싱턴 정가를 돌며 CSA를 성사시키는 데 앞장섰던 갤싱어 CEO입장에서는 난처한 상황이다.





백종민 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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