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평균전세가격은 2억원대로 하락
고금리에 전세사기로 전세회피 심화
다만 최근 월세 급등에 유턴 현상도
고금리로 전세 버블이 붕괴되자 2월 전국 아파트 평균전세가격이 3억원대에서 2억원대로, 서울 아파트 평균전세가격이 6억원대에서 5억원대로 무너졌다.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돌려주는 데 어려움을 겪는 역전세 우려가 커지고 있다.
1일 KB부동산에 따르면 2월 전국 아파트 평균전세가격은 2억9782만원으로 나타났다. 1월 3억595만원 대비 813만원 감소했다. 전국 아파트 평균전세가격이 2억원대를 기록한 것은 2021년 1월(2억9528만원) 이후 25개월 만이다. 2020년 7월 새 임대차법 도입 여파로 2022년 6월 3억4188만원 최고점을 찍은 뒤 계속 하락해왔다.
2월 서울 아파트 평균전세가격도 6억원선을 무너뜨리고 5억9297만원을 기록했다. 1월 6억1031만원에서 1734만원 깎인 값이다. 서울 아파트 평균전세가격이 5억원대로 나타난 것은 2021년 2월(5억9829만원) 이후 24개월 만이다. 이 역시 2022년 6월 6억7788만원 고점을 경신한 뒤 계속 하락했다.
아파트 전셋값은 고금리로 이자 부담이 크게 늘면서 세입자들이 전세를 회피하고, 월세를 선호함에 따라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최근 사회적 문제가 된 대규모 전세 사기 역시 전세 회피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앞으로 새로 입주하는 아파트 물량이 상당한 만큼 전셋값 하락 추세는 쉬이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부동산원 공동주택 입주예정물량 정보에 따르면 2023년과 2024년 2년간 입주 물량은 79만6000가구로 직전 2년 입주 물량 63만3000가구 대비 26% 늘어난다. 특히 올해 입주 물량은 44만3000가구로, 지난해 33만7044가구보다 31.4%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서울은 새 임대차법 영향으로 전셋값이 큰 폭으로 오른 강남, 서초, 송파 등 강남권에 입주 물량이 몰려 있어, 이 지역 역전세 우려가 크다. 실제로 서울 강남구 개포동 개포자이 프레지던스의 경우 지난달 28일 입주를 시작했음에도 전세 물량이 1300건에 이른다. 이에 전셋값이 84㎡ 기준 8억5000만원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신축 입주 여파로 구축 전셋값도 크게 빠지면서 집주인들이 보증금을 되돌려주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다만 최근 월세 선호에 따라 월세가격이 오르고, 전세가격이 크게 하락하면서 다시 세입자들이 전세로 유턴하려는 움직임도 포착된다. 부동산R114가 국토교통부 아파트 전·월세 실거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1월 체결된 전·월세 신규 계약에서 전세 비중은 58.4%(2만2033건)로 전월(52.6%) 대비 5%포인트 넘게 올랐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