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례 50석 늘린다?…"비례가 지역구 의원인양"이 현실
김진표 국회의장이 비례대표 의석을 50석 늘리는 것을 골자로 하는 의견을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에 제출했다. 비례성과 대표성, 지역 대표성 등을 늘리기 위한 조치라지만 국민들의 반감이라는 벽을 넘어설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정치권 내에서도 지역구 의원과 비례 의원 사이의 공공연한 차별이 존재한다. 여당에서는 '비례대표 폐지'를 공약으로 내건 의원이 당 대표 후보로 출마하기도 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23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국회의장께서 국회의원 비례대표를 50석 확대하자고 제안했다고 합니다. 참 어처구니없는 제안"이라며 "국회의원 수가 많다고 해서 정쟁이 줄어들겠나, 국회의원 수가 적어서 나라가 이 모양인가"라고 질타했다.
30일 국회에서 열린 초당적 정치개혁 의원 모임 출범식에 참석한 김진표 국회의장과 정진석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여야 의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윤동주 기자 doso7@
홍 시장의 발언은 최근 국회의장 산하 '헌법개정 및 정치제도 개선 자문위'는 선거제도 개편을 논의하는 국회 내 기구인 정개특위에 선거제도 개편 관련 3가지 자문의견을 제출한 데 따른 것이다. 3가지 모두 차이는 있지만 비례대표 의석수를 늘리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특히 1, 2안은 비례대표 의원 수를 50명 더 늘리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 안이 반드시 이대로 통과되는 것은 아니지만 정개특위도 '비례성·대표성'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영향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의석수 확대에 대한 국민적 반감이다. 정개특위가 외부 기관을 통해 지난달 27~30일 전국 만 18세 이상 국민 12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국회의원 정수 확대에 반대하는 비율은 57.7%에 달했다. 홍 시장의 발언 역시 이같은 국민적 반감에 기초한 것이다.
비례대표제를 처음 고안한 것은 19세기 프랑스 사회주의자 콩시데랑이다. 우리나라에서는 6대 총선(1963년) 처음 도입됐지만 비례성 확보보다는 거대정당 힘 보태기에 활용됐다. 실질적으로 비례성이 강화된 것은 민주화 이후로, 15대 선거부터 정당별로 득표율 따라 비례 의석을 배분했다.
하지만 20년이 훨씬 지난 현재까지도 비례대표는 당내에서 지역구 의원의 '하위호환' 정도로 취급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심지어 현역 의원 경력도 없는 김용태 최고위원 후보가 비례대표인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을 향해 SNS서 "비례대표 의원이 지역구 의원인 양 행동하는 것도 꼴불견"이라고 할 정도다. 비례대표로 의원직을 얻더라도, 결국 지역구에 출마해야 재선이나 다선이 가능한 구조라서 비례대표가 '0.5선' 정도로 취급되는 현실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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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총선 때마다 비례대표가 직능계와 사회계층을 대표한다는 명분은 희미해지고 '낙천 의원 부활'이나 '내 사람 심기' 정도로 활용되면서 '비례대표 무용론'이 나오기도 한다. 여당 당 대표에 출마했던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비례대표 폐지'를 정치 개혁안으로 내걸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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