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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베이징=김현정 특파원] 코로나19가 확산한 지난 3년간 중국 경제가 망가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무섭게 성장했던 분야가 있다. 바로 신에너지차를 전면에 내세운 자동차 시장이다. 그 속도가 기대에 미치지는 못했을지언정 세계가 놀랄만한 수준이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전염병이 확산하기 직전인 2019년을 저점으로 지난 3년간 중국계 업체들이 내수 시장을 빠르게 장악했다는 점이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가 집계한 ‘국가별 중국 승용차 시장 점유율’에 따르면 2019년 34.1% 수준이던 중국계의 점유율은 2020년 38.4%, 2021년 44.5%, 2022년 49.9%로 뛰었다. 같은 기간 중국에서 나름 선방했던 독일계는 24.2%(2019년)에서 19.5%(2022년)로, 일본계는 22.7%에서 17.8%로, 미국계는 11.2%에서 9.4%로 내려앉았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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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계는 어떨까. 2019년 4.7%로 5년 전(2014년, 9.0%) 대비 절반으로 바닥을 다지나 싶던 점유율은 2020년 3.5%, 2021년 2.5%로 곤두박질친 데 이어 지난해엔 1.6%까지 떨어졌다. 베이징의 경우 한국에서 온 주재원이 이용하는 차량이나 택시(北京現代)를 제외하고는 한국 브랜드 차량은 잘 보이지 않는다.


이러한 내용의 기사를 쓰면 응당 돌아오는 반응은 ‘중국에 목매지 말고 다른 시장을 개척하면 된다’는 지적이다. 중국에 집착하거나 의존할 필요가 없으며, 다른 곳에서 승부수를 띄우면 된다는 얘기다. 구태여 기사를 써서 중국 업체들에 자신감을 심어줄 필요가 없다는 날 선 비판도 나온다. 하지만 감정을 걷어내고 살펴보면, 현실은 그리 간단치 않다.


중국의 자동차 시장은 이제 단순한 ‘내수’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대중화보다 고급화에 무게를 둬 온 중국의 신에너지차들은 내수 시장에서의 경험과 자신감, 그리고 성적을 바탕으로 세계에서 활약하고 있다. 지난해 전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의 점유율은 국내외 리서치 자료에서 공통으로 60%를 웃돌며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미국의 포드가 중국 전기차 배터리 업체 CATL과 손잡고 미국에 배터리 공장을 세우기로 한 것도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테슬라를 제치고 전기차 판매량 세계 1위를 거머쥔 비야디(BYD)는 국내외에서 배터리 및 완성차 공장 건설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등 글로벌 공급망 대응책을 촘촘히 짜고 있다.

중국 자동차 업체의 무서운 성장세는 현지에서의 ‘탑승 경험’을 통해 더욱 생생하게 와닿는다. 디디추싱, 메이퇀다처 등 다양한 차량호출 서비스를 이용해 각종 전기차를 하루가 멀다고 타보는 주변인들은 "가격을 감안하면 중국의 신에너지차 완성도는 수준급"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국에서 판매한다면 주저 없이 선택하겠다는 사람도 있다.


올해는 중국 자동차 산업에서 중앙정부의 보조금이 퇴출되는 원년이다. 신에너지차 보급 확대를 위해 지급됐던 중앙정부 보조금이 올해부터 전면 폐지됐고, 지난해 6월1일부터 7개월간 시행된 구매세 감면 조치도 끝났다. 그 영향으로 시장 거품이 꺼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지만, 중국 자동차 산업이 옥석 가리기에 돌입하며 질적 성장 궤도에 안착할 것이라는 전망이 오히려 더 설득력 있어 보인다. 중국 기업과 산업의 약진을 애써 무시할 것이 아니라, 이에 대응할 기술혁신과 적극적인 시장전략을 고민하고 응원해야 할 때다





베이징=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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