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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현민이 조언한 北 심야 열병식,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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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열병식→ 2020년부터 야간 전환
"선전효과 극대화 노린 것"…'극장국가' 개념
탁현민 "2018년 北 현송월에게 조언"

[아시아경제 장희준 기자] 북한이 다섯 번째 '심야 열병식'을 개최했다. 그동안 오전에 진행되던 열병식을 2020년부터 야간으로 바꾼 배경에 대해 '선전효과 극대화'를 노린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문재인 정부 시절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심야 열병식을 자신이 조언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9일 군 당국에 따르면 북한은 조선인민군 창건 75주년 기념일인 전날 오후 8시30분께 식전 행사를 시작으로 대대적인 열병식을 진행했다.

북한이 야간에 열병식을 개최한 건 이번이 다섯 번째다. 과거에는 통상 오전에 열병식을 진행했지만, 2020년 10월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부터 심야 열병식으로 전환했다. 이후 2021년 1월14일 8차 당대회, 2021년 9월9일 정권 수립 73주년, 지난해 4월25일 '항일 빨치산' 창건 90주년, 이번 열병식까지 모두 야간에 열렸다.


북한 열병식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북한 열병식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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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이날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극장국가'라는 개념을 제시했다. 야간에 열병식을 진행하는 화려한 모습으로 국제사회의 이목을 끌고, 이를 통해 북한 정권이 바라는 선전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의도가 깔렸다는 분석이다.


박 교수는 "야간에 열병식을 진행하게 되면 화려하게 포장되는 면도 있지만, 부각하고 싶은 것에 조명을 집중하고 가리고 싶은 건 가릴 수 있다는 게 상당히 중요하다"며 "이른바 '프로토타입'이라 하는 미완성 무기들, 혹은 '엉터리'라 평가되는 것들은 짧게 보여주고 넘어가는 등 조정과 연출이 가능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학계에선 선전·선동의 대가라 일컬어지던 아돌프 히틀러나 소련의 스탈린을 참고한 것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과거 나치 독일 시절 히틀러는 주로 저녁 시간대에 중요한 연설을 하곤 했는데, 판단력이 높아지는 오전을 피하고 상대적으로 취약한 야간 시간대를 이용해 대중들이 그의 연설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게 하려 했다는 것이다.


'4.27 판문점선언 1주년 기념식' 리허설 준비하는 탁현민

'4.27 판문점선언 1주년 기념식' 리허설 준비하는 탁현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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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계기는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의 조언이다. 그는 지난해 5월 언론 인터뷰에서 2020년 10월 북한의 첫 심야 열병식에 대해 "현송월 단장에게 (밤에 열병식을 하라고) 얘기했다"며 "이후 북한은 계속 밤에 열병식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때 만난 현송월 당시 삼지연관현악단 단장과 연출에 관한 대화를 나눴고, 결정 권한을 가진 현 단장에게 자신이 '심야 열병식'을 제안했다는 것이다.


그는 "밤에 해야 조명을 쓸 수 있고 극적 효과가 연출된다"며 "보여주고 싶은 것만 밝게 보여주고 보여주고 싶지 않읕 부분은 어둡게 만들어 버리면 된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선전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시간대를 바꾼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분석과 일치하는 대목이다. 다만 이로 인해 북한의 독재체제를 공고히 하고 남측을 겨냥한 무력 시위에 아이디어를 제공한 것이라는 논란이 불거졌고, 시민단체는 지난해 5월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탁 전 비서관을 고발했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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