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승진 기자] 주요 신작이 대거 쏟아지는 올해, 게임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게임사의 주요 마케팅 수단 중 하나인 인터넷 방송인 프로모션을 두고 이용자 반발의 목소리 커지면서다.
올해도 계속되는 판교 '트럭 시위'
게임사가 밀집해 있는 경기도 판교에서는 올해도 ‘트럭 시위’가 지속되고 있다. 올해 트럭 시위는 카카오게임즈의 ‘오딘 발할라 라이징’(이하 오딘)이 포문을 열었다. 오딘의 한 이용자는 지난 16일 카카오게임즈 본사 앞에 트럭을 보냈다. 인터넷 방송인(BJ)에게 방송 소출을 대가로 광고비 등을 지불하는 게임사의 프로모션에 항의하기 위해서다.
프로모션 BJ와 게임상에서 갈등을 빚으며 트럭 시위를 시작하게 된 이 이용자는 "왜 오딘 유저들이 카카오 돈으로 만들어진 캐릭터를 이기기 위해 돈을 써야 하나"라며 "비제이는 돈 받으며 유저 밟고, 웃고 조롱한다. 프로모션 즉시 회수하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논란이 발생하자 카카오게임즈는 즉각 BJ 프로모션을 전면 중단했다. 트럭 시위 이전부터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BJ 프로모션으로 일반 과금 이용자들은 BJ 프로모션을 두고 역차별에 대한 불만을 제기해 왔다. 이어 트럭 시위를 통해 불만이 본격적으로 확산하자 황급히 진화에 나선 것이다.
입긴 세진 이용자
BJ 프로모션을 향한 트럭 시위는 수년째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엔씨소프트 앞에 10대의 트럭이 집결하기도 했다. ‘리니지’ 프랜차이즈작 중 하나인 ‘리니지M’의 일부 이용자들은 리니지M이 일부 BJ에게만 방송 송출을 대가로 광고비를 지급하기 시작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BJ 프로모션을 향한 이용자의 반발이 커지며 게임사는 난감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BJ 프로모션은 단기간에 신규 이용자를 확보할 수 있는 가장 효율성 높은 마케팅 수단 중 하나기 때문이다. 인기 BJ를 활용하면 실제 게임 이용층을 직접적으로 공략할 수 있다. 또 일반 이용자들이 쉽게 할 수 없는 고액 과금을 게임사로부터 지원받은 BJ가 대신 진행하며 이용자들은 대리만족을 느끼고, 이를 통해 과금을 유도할 수 있다.
문제는 프로모션 지원을 받은 BJ와 일반 이용자와의 격차다. 프로모션 BJ들은 게임 속에서 일반 이용자보다 앞서 나갈 수밖에 없다. 특히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의 경우 과금을 통해 얻는 아이템에 따라 캐릭터 간 격차가 두드러진다. 이에 일반 이용자들은 불만을 지속해서 제기해 왔고, 해마다 항의의 강도는 거세지고 있다.
올해 신작 쏟아지는데…고민 깊어지는 게임사
최근 3년간 코로나19 영향으로 신작 출시가 많지 않았던 게임업계가 올해 미뤄뒀던 신작을 잇따라 출시한다. 경쟁작이 많아지면서 마케팅의 역할이 어느 때 보다 커질 전망이다. 하지만 BJ 프로모션을 향한 이용자 불만이 커지며 마케팅을 두고 게임사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 넥슨은 '히트2'를 출시하며 BJ 프로모션 대신 ‘크리에이터 후원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프로모션 계약 대신에 이용자들이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과금한 돈의 일부가 크리에이터에게 돌아가는 후원 시스템이다. 이 프로그램은 초반 호응을 이끌었지만, 현재는 이용자들 사이에서 게임사 프로모션과 큰 차이가 없다는 불만이 나오며 더 확대되지 못하고 있다.
게임사들은 마땅한 마케팅 수단을 찾지 못하며 고심 중이다. 일부 게임사는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신규 마케팅 개발에도 나섰지만 큰 성과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