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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한 출판"…사과 없는 고은 복귀에 냉담한 문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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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 의혹 5년 만에 시집·대담집 출간

[아시아경제 강주희 기자] 2018년 성추행 의혹에 휩싸이며 공개 활동을 중단한 고은 시인이 새 시집과 대담집으로 5년 만에 복귀했다. 성추행 의혹에 대한 별도의 사과나 해명 입장은 발표하지 않았다. 문단과 대중의 반응은 냉담하다. 온라인상에서는 고 시인의 책은 물론, 출판사에 대한 불매 운동까지 확산하고 있다.


고은 시인의 삶과 문학 세계를 조명한 전시공간인 서울도서관의 '만인의 방'이 2018년 3월12일 시인의 성추행 논란 속에 철거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고은 시인의 삶과 문학 세계를 조명한 전시공간인 서울도서관의 '만인의 방'이 2018년 3월12일 시인의 성추행 논란 속에 철거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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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일반 독자, 문인들에 권하고 싶은 책" 고은 책 소개

출판사 실천문학사는 지난달 고 시인의 시집 '무의 노래'와 캐나다 시인과의 대담집 '고은과의 대화'를 연달아 출간했다. 실천문학사는 '무의 노래'에 대해 "(고 시인의)등단 65주년을 맞아 시의 깊이는 더해지고 시의 감수성은 처음 그대로인 목소리로 강렬하고도 은근하게 속삭인다"고 소개했다.

'고은과의 대화'에 대해선 "경전을 읽듯 머리맡에 두고 읽을 가치가 있는 책", "일반 독자에게도 양서가 되겠지만 문인들에게 더 권하고 싶은 책"이라고 했다. 출판사는 같은 달 계간지 '실천문학' 겨울호(146호)의 김성동 작가 추모 특집에도 고 시인이 쓴 추모 시를 실었다.


고 시인의 성추행 의혹은 2018년 최영미 시인의 폭로로 알려졌다. 고 시인은 의혹을 부인하며 최 시인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으나 1심과 2심 모두 패소했다. 당시 법원은 "최 시인의 진술이 구체적이고 일관된다"며 고 시인의 성추행 의혹이 사실로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고 시인은 상고는 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후에도 고 시인은 성추행 의혹에 대한 사과나 해명 입장은 발표하지 않았다. 최근 2권의 책을 출간하면서도 별다른 언급은 없었다.

'무의 노래' '고은과의 대화' 표지./사진제공=실천문학사

'무의 노래' '고은과의 대화' 표지./사진제공=실천문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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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미 "허망"…문학계 "시대착오적"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선 고 시인 작품과 실천문학사의 책을 불매하겠다는 운동이 확산하고 있다.


교보문고, 알라딘 등 인터넷서점의 고 시인 책 리뷰, 100자 평에는 "이런 게 바로 추한 출판", "적극적인 2차 가해 실천 잘 보고 있다"며 출판사를 비판하는 글도 다수 올라왔다.


문학 전문지 '뉴스페이퍼'는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고 시인의 문단 복귀 적절성'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설문조사에는 문인 172명과 독자 1817명이 참여했고, 99.2%(1973명)가 '복귀에 반대한다'고 응답했다. '복귀에 찬성한다'는 응답자는 16명(0.6%)에 그쳤다.


최영미 시인은 고 시인의 책 출간 소식이 알려지자 페이스북에 "허망하다", "위선을 실천하는 문학"이라는 글을 올렸다.


허희 문학평론가는 고 시인의 문단 복귀를 '시대착오적'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고 시인이 한국 문학사에 남긴 업적도 있지만, 그것과 별개로 성 추문에 대한 명확한 사과가 있어야 복귀를 논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강주희 기자 kjh81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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