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韓 대신 인니…"배터리 자원 보유 이점 우위"

블룸버그 "인니와 곧 예비 계약"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한국이 중국 상하이에 이어 테슬라의 아시아 제2의 공장 유치에 나선 가운데 테슬라가 인도네시아에 새 공장을 건설하는 잠정 계약에 임박했다. 인도네시아가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원료가 되는 자원을 다량 보유하고 있는 데다 인건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이점 등이 우위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테슬라가 인도네시아에 공장을 신설하기 위한 잠정 합의에 근접했다고 보도했다.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들은 테슬라의 인도네시아 공장은 전 세계 공장에서 목표한 연간 100만대까지 생산 규모를 갖출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아직 계약이 체결된 것은 아닌 만큼 최종 성사가 불발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테슬라가 인도네시아를 아시아 제2의 생산 기지로 낙점한 것은 인도네시아가 전기차 배터리 관련 핵심 원료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 소식통은 이번 협상에는 인도네시아에서 생산과 공급망 등 여러 기능을 하는 복수의 시설을 조성하는 계획이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테슬라 공장 유치를 위해 오랫동안 공을 들여왔다. 조코 위는 지난해 5월 머스크 CEO와 만나 그해 8월에는 50억달러(약 6조원) 규모의 니켈 공급 계약을 맺었다. 블룸버그와 한 인터뷰에서도 머스크가 단순한 자원 공급처 이상으로 협력할 것을 희망한다며 테슬라 전기차 공장 유치를 위해 구애를 펼쳐왔다.

인도네시아 공장이 신설되면 미국 외에 조성되는 3번째 테슬라 공장이 된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현재는 중국 상하이와 독일 베를린 근교에 기가팩토리가 있어 이번에 신설되는 공장은 아시아 2차 기지가 된다.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인도네시아에 공장이 들어서면 6억7500만 명에 달하는 동남아시아 소비자들에게 닿는 관문이 될 수 있기는 하지만, 동남아는 판매되는 차량 대부분이 2만달러(약 2500만원) 밑일 만큼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에 힘든 시장이기도 하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블룸버그는 지난달 테슬라가 멕시코에 전기차 조립 공장을 짓기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그러면서 테슬라가 최근 3분기 동안 차량 판매량이 추정치에 미치지 못했고 이 기간 생산량이 고객 인도 분보다 6만400대 더 많았으나 생산능력 증대 계획을 밀어붙이고 있는 듯하다고 평가했다.

한국도 아시아 제2의 기가팩토리 유치에 나선 상태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머스크 CEO와 화상 면담을 통해 투자를 요청했으며 머스크는 한국을 최우선 투자 후보지 중 하나로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머스크 CEO는 지난해 8월 연례 주주총회에서 테슬라가 장기적으로 전 세계에서 10~12개의 공장을 짓겠다는 청사진을 밝힌 바 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