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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은 건재하다"… 양날의 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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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지도부 포함해 의원단 대거 檢 소환 배웅
이재명, '기소' 논란 정면 돌파 시사
檢 구속영장 등 따라 여론 요동칠 듯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박준이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출석했다. 당 지도부와 소속 의원 등 40여명이 집결해 소환조사에 들어가는 이 대표를 배웅하는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 제1야당의 대표가 야당 의원들의 배웅 속에서 검찰 조사를 받으러 가는 모습이 가진 함의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전례를 찾기 힘든 이 기묘한 풍경에서 분명한 점은 이 대표가 사법리스크 우려에도 불구하고 민주당 내에서 여전히 건재하다는 점과 이번 소환 조사의 최종 결과에 따라 여론의 방향이 크게 요동칠 수 있다는 것이다.

1) 운집한 野 의원의 의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10일 경기 성남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으로 출석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10일 경기 성남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으로 출석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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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는 당 대표에 출마 선언 이전부터 ‘오늘과 같은 날’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사법리스크는 닥칠 수밖에 없고, 결국 민주당이 이에 대해 부담을 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였다. 물론 당내에서는 이 대표가 당 대표로 선출된 이후에 사법리스크 문제에 대해 당이 전면에 나서 대응하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결국 그날이 왔고, 민주당 의원들의 선택은 검찰 소환 현장에 이 대표와 함께 서는 것이었다.


앞서 박지현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 대표는) 반드시 혼자 가야 한다"며 "지도부가 동행하고 지지자들이 연호를 하면 국민들이 민주당을 민생보다는 이재명 대표의 방탄에 전념하는 정당으로 규정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를 했다.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도 이날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이 대표 혼자서 가는 모양 또는 당 지도부와 함께 가는 모양에 대해 국민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 어떻게 느끼느냐, 저는 이것이 굉장히 중요하다라고 생각한다"며 "대표가 한 번쯤은 나 혼자 가겠다 그러니까 아무도 오지 마라. 이렇게 한번 공개적으로 이야기하시는 것도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박 전 장관은"이 대표의 사법리스크의 문제와 당의 문제는 애당초 처음부터 분리를 했었어야 하는데 이게 잘 안 되지 않았냐"며 "이것은 철저하게 투트랙으로 지금부터 국민에게 설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여당에서는 수위 높은 비난의 목소리도 나왔다. 유상범 의원은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당의 사법리스크로 치환을 하면서 이미 민주당은 ‘레밍 정치’의 늪에 빠졌다"며 "피리 부는 사나이에 따라서 지금 절벽으로 달려가고 있는 그런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이 대표 개인의 사법리스크에 대해 당이 휘말려 ‘집단자살극’을 펼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날 이 대표 뒤에는 박홍근 원내대표와 조정식 사무총장, 김성환 정책위의장, 최고위원 등 지도부가 대거 참여하면서 세를 과시했다. 당 일각의 비판 여론 속에서도 당내 이 대표의 위상을 여실하게 보여준 대목이다. 이 대표는 전당대회에서 역대 최대 득표율인 77.7%의 지지를 얻었으며, 야권 내에서 여전히 차기 대선 주자 1순위다. 현 정부의 낮은 지지율에도 불구하고 지지율이 상승하지 못한다는 비판도 받고 있지만, 역으로 지지율이 일정 수준 이상은 유지되는 모습도 보인다.


역으로 이날 소환 현장에 참여한 의원들로서도 이 대표는 물론 민주당 강성 지지층의 눈도장을 찍을 수 있다. 내년 총선 등을 고려할 때 ‘의리’ 있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서은숙 민주당 최고위원은 본지와 통화에서 "(이날 현장에) 누가 오라고 한 건 아니다"라며 "이 대표는 조용히 가고 싶다고 했는데 각자 알아서 간 것"이라고 말했다. 서 최고위원은 "지도부가 같이 가자고 얘기된 바가 없다"며 "이 대표가 당당하게 조사받는 것처럼 우리도 민주당 의원, 지도부로서 탄압에 함께 맞서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10일 경기 성남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 앞 인도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검찰 출석을 앞두고 진보 성향 시민단체들의 집회가 열리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10일 경기 성남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 앞 인도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검찰 출석을 앞두고 진보 성향 시민단체들의 집회가 열리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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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답정 기소를 말하는 이재명의 승부수

이 대표는 이날 검찰 소환에 대해 장문의 입장을 언급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검찰은 이미 답을 정해놓고 있다"면서 "답정 기소"라고 언급했다. 그는 "기소를 목표로 두고 수사를 맞춰가고 있다"며 "결국 진실은 법정에서 가릴 수밖에 없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검찰 소환 조사에 앞서 이미 본인이 기소될 것을 확신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기소는 불가피하고 결국 진실은 재판을 통해 가려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현재 민주당 당헌에는 "사무총장은 뇌물과 불법 정치자금 수수 등 부정부패와 관련한 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각급 당직자의 직무를 기소와 동시에 정지하고 각급 윤리심판원에 조사를 요청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성남 FC 사건에 대해 제3자 뇌물죄 등이 논의되고 있는 만큼, 이 대표의 적용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물론 당헌 개정 등을 거치면서 ‘정치탄압’의 경우 당무위원회 등의 의결을 통해 관련 규정을 예외로 할 수 있는 등 규정이 마련됐지만, 이 대표 기소 시 직무 정지 논란은 불가피하다.


이와 관련해 이 대표로서는 검찰 기소를 기정사실로 하면서 관련 논란에 대한 돌파를 시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10일 경기 성남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으로 출석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10일 경기 성남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으로 출석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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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이 검찰 소환 조사에도 불구하고 불구속 기소 등으로 이어질 경우 이 대표로서는 각종 의혹에 대한 여론을 반전시킬 수도 있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인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제3자 뇌물죄라는 게 법리적으로 팽팽하게 맞서고 있어 검찰은 자신하고 있지만, 만약 법원이 다른 판단을 해 영장을 기각이라고 할 경우 후폭풍이 엄청나다"며 "그렇다면 여타 다른 대장동이나 다른 사건 수사에도 영향을 크게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 의원은 "두산이라든가 이 건에 관련된 사람들 재판이 한창 진행 중이기 때문에 그 재판 진행을 고려한다면 같이 재판이 진행돼야 하므로 불구속기소 쪽으로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 의원의 전망처럼 이 대표가 불구속 기소가 될 경우 다른 수사는 물론 정치권 역시 다른 흐름을 보일 가능성도 커진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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