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글로리' 열풍에 '학교폭력 폭로' 쏟아지는 태국

'더 글로리' 태국서 인기
학폭 고발 글들도 이어져

최근 태국에서 '더 글로리'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더 글로리 타이(The Glory Thai)'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학교 폭력을 고발하는 글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9일(현지 시간) TNN 등 태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더 글로리'가 공개된 이후 태국 온라인상엔 학교 폭력 경험담과 목격담이 잇달아 올라오고 있다. 특히 피해자들은 트위터에 학교 폭력 영상과 메신저 대화 내용 등을 올리며 "학창 시절 힘든 시기를 보냈다"고 털어놨다.

태국 배우 학교 폭력 사과…"값비싼 교훈"

'더 글로리' 배우 송혜교. [사진=넷플릭스]

이 과정에서 현지 유명 배우가 학교 폭력 의혹을 인정하고 사과한 사례도 나왔다. 영화 '번지점프를 하다'의 태국 리메이크작 '함께 가'에 출연한 배우 옴파왓(23)은 지난 8일 트위터를 통해 "어린 시절 나는 정말 장난꾸러기였다"며 "기분 나쁘게 할 의도가 없는 장난을 몇 번 했다"고 장문의 사과 글을 올렸다. 앞서 그는 중학생 시절 자폐증이 있는 학생을 괴롭혔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옴파왓은 "사건은 내가 다니던 중학교에서 일어났다. 친구를 괴롭힌 뒤 나는 선생님에게 경고받았다. 막대기로 체벌도 받았고 부모를 (학교에) 모시고 오기도 했다"며 "나와 내 부모는 피해 학생에게 사과했다. 이 일은 내게 값비싼 교훈을 줬다"고 했다.

이어 "피해 학생은 오늘날까지 마음에 상처가 남았을 것"이라며 "죄송하다. 나는 남은 생 동안 죄책감을 느낄 것이다. 결코 나 자신을 용서하지 않겠다. 어린 시절 장난으로 피해를 입은 모든 분께 사과의 말씀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입장 발표 후에도 "피해자에게 제대로 된 사과를 해라", "피해자는 어린 시절 얼마나 큰 상처를 받았겠는가"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더 글로리' 열풍 이어진다…일본·대만 등에서 1위

한편 지난달 30일 공개된 '더 글로리'는 어린 시절 학교 폭력으로 고통받았던 피해자 문동은(송혜교 분)이 가해자와 방관자에게 복수하는 이야기다. 공개 직후 넷플릭스 비영어권 TV 부문 3위에 오르는 등 인기를 끌었다.

OTT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 패트롤'에 따르면 '더 글로리'는 9일 기준 베트남, 대만, 일본, 홍콩 등에서 1위를 기록했다.

특히 '더 글로리'는 외신에서 호평받아 주목받은 바 있다. 미국 경제잡지 포브스는 "'더 글로리'의 첫 번째 에피소드를 보는 건 쉽지 않다"며 "그만큼 학교폭력이 신체적으로나 정서적으로나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기는 잔혹한 행위임을 여실히 보여준다"고 했다. 이어 "작품은 공포에서 멜로드라마로, 또 살인 미스터리로 예고 없이 스토리 방향을 틀어버린다"고 덧붙였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