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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변선진 기자] 매년 증가세던 암 환자가 코로나19가 처음 터진 2020년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식습관·생활습관을 개선한 사람들이 많았다기보다는 거리두기로 이동이 제약되면서 병원에 방문하는 사람이 줄었기 때문이다. 이는 조기 검진을 통해 적절한 치료를 받았어야 했지만 그렇지 못한 ‘숨은 암 환자’가 그만큼 많아졌다는 의미다.


보건복지부와 국립암센터 중앙암등록본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우리나라 2020년 국가암등록통계 및 2014∼2018년 지역별 암발생 통계’를 28일 발표했다. 국가암등록통계사업을 통해 수집된 암등록통계는 암관리법 제14조에 따라 암환자 자료를 수집·분석해 2년 전 암 발생률·생존율·유병률을 산출해 매년 발표한다. 지역별 암발생 통계는 5년 주기로 발표하고 있는데, 이번 발표는 2016년에 이어 두 번째다.

코로나 때 암 환자 줄었다…어떤 의미?

일명 ‘코로나 첫 해’인 2020년 신규 발생한 암환자 수는 24만7952명으로 전년(25만7170명) 대비 9218명(3.6%) 감소했다. 위암이 10.3%(3058명)로 감소 폭이 가장 컸고 갑상선암과 대장암이 각각 5.9%(1827명), 5.3%(1549명)로 그 뒤를 이었다.

매년 증가세던 암환자가 2020년에 감소한 이유는 코로나19로 병원 방문이 원활치 못했기 때문이다. 2020년 모든 암 발생자수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된 3·4월에 2017~2019년 동월 평균 대비 각각 18.7%, 14.4% 감소했다가 확진자 수가 줄어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했던 6월엔 10.7% 증가했다. 또 2020년 3·4월의 진료실 인원은 2017~2019년 동월 평균 대비 입원과 외래에서 각각 16.4%, 16.5% 줄었는데, 6·7월에 감소 폭이 각 3.0%까지 줄었다 이후 차차 오르는 양상을 띤다.


서홍관 국립암센터 원장은 “코로나 때 암 발생자와 발생률이 크게 감소한 건 의료 이용이 제한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검진을 받아야 하는 암 환자가 1만여명이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며 “조기 진단을 받지 않은 암 환자의 경우 전이가 계속 진행될 가능성이 있어 사회문제로 떠오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박향 보건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은 “코로나로 암 검진 수검율이 답보상태를 보이고 있는데 암의 조기진단과 치료를 위해 검진을 적극 독려하겠다”고 말했다.

암에 걸릴 확률과 생존할 확률은 얼마나 되나

우리나라 국민이 기대수명(83.5세)까지 살아있을 때 암에 걸릴 확률은 36.9%였다. 남자(80.5세)는 5명 중 2명(39.0%), 여자(86.5세)는 3명 중 1명(33.9%) 꼴로 암이 발생한다. 2020년 가장 많이 발생한 암은 갑상선암(2만9180명)이었고 이어 폐암(2만8949명), 대장암(2만7877명), 위암(2만6662명), 유방암(2만4923명), 전립선암(1만6815명), 간암(1만5152명) 순이었다. 대장암과 위암의 순위는 1년새 서로 바뀌었다.

암을 조기에 발견해 사망률을 낮추기 위해 시행된 ‘국가암검진사업’ 대상 암종인 6대암은 위암·대장암·간암·폐암·유방암·자궁경부암이다. 위암·대장암·간암·자궁경부암은 최근 10여 년간 감소세다. 폐암은 유의미한 증감 추세를 보이지 않았고, 유방암은 20년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전립선암은 1999년 이후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반면 2012년부터 감소했던 갑상선암은 2015년 이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발생률이 모두 감소한 2020년을 제외하고서다.


우리나라의 암 발생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낮은 편에 속한다. 국가 간 비교가 가능한 세계표준인구로 보정한 우리나라 암 발생률은 인구 10만명당 262.2명으로 OECD 평균(300.9명)보다 낮다. 이는 OECD 국가 중 터키(231.5명)에 이어 두 번째로 낮은 것이다. 암 발생률이 높은 국가는 호주(452.4명), 뉴질랜드(422.9명), 미국(362.2명) 등 순이었다.


증가세던 암 환자 “코로나 때 줄었다”는데…숨은 ‘슬픈 의미’ 원본보기 아이콘

암에 걸리면 생존할 확률은 얼마나 될까. 1993~1995년 42.9%에 불과했던 5년 상대생존율은 의료기술 발달로 2016년~2020년 71.5%까지 상승했다. 5년 상대생존율은 일반인의 5년 기대생존율 대비 암환자가 5년간 생존할 확률을 말한다. 암 환자 10명 중 7명은 5년 이상 산다는 얘기다.


특히 여자의 상대생존율(77.8%)이 남자(65.5%)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여자가 주로 걸리는 갑상선암(100%), 유방암(93.%)의 생존율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흡연율·음주율이 높은 남자에게 잘 나타나는 폐암과 간암은 10년새 생존율이 각 16.6%포인트, 10.4%포인트 상승했지만, 여전히 생존율은 36.8%, 27.2%에 그친다.


1999년 이후 확진돼 치료 중이거나 완치된 암 유병자는 2020년 약 228만명으로 전년(215만명) 대비 13만명 늘었다. 국민 23명당 1명꼴로 암유병자인 것이다. 65세 이상의 경우 7명당 1명이 암유병자다.


암 진단 후 5년 초과 생존한 암환자는 전체 암유병자 60.1%인 약 137만명으로 전년(약 127만명) 대비 10만명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갑상선암(48만9688명)의 유병자 수가 전체의 21.5%로 가장 많았다. 이어 위암(33만217명), 대장암(29만2586명), 유방암(27만9965명), 전립선암(12만423명), 폐암(11만1208명) 순이었다.


모둔 암 발생률의 시군구 간 격차는 줄어드는 중

지역별 암 발생률이 가장 높은 곳은 2014~2018년 기준 부산(525.9명)이었고, 가장 낮은 곳은 제주(480.5명)였다. 모든 암(24개 암종)의 인구 10만명 당 연령표준화 발생률(502.6명)을 기준으로 두고서다. 모든 암 발생률의 시군구 간 격차는 54.6명으로, 5년 전(2009~2013년) 81.1명과 비교할 때 26.6명 감소했다. 시군구 간 격차는 시군구별 암 발생률의 상위 20% 평균과 하위 20% 평균의 차이를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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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숙 보건복지부 질병정책과장 “일부 지역의 암 발생이 평균보다 유독 튀는 경우는 후속 연구 등 암 역학조사를 통한 원인 분석이 필요하다”고 했다. 복지부는 지자체별 암관리사업 시 암발생이 높은 지역은 암관리사업 우선순위로 선정해 지역 실정에 맞는 특화 사업을 시행할 예정이다. 복지부는 이번 암 통계가 암 관리 정책의 효과와 미비점을 제시해주고 정책 추진 방향의 과학적 근거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변선진 기자 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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