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하마 원전 운전 정지 가처분 신청 기각
기시다 정권, '원전 제로'에서 '원전 재건' 변경

미하마 원전 3호기.(출처=간사이 전력 그룹)

미하마 원전 3호기.(출처=간사이 전력 그룹)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전진영 기자]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처음으로 40년 가동연한을 넘긴 노후 발전소의 가동을 사실상 승인하면서 논란을 빚고 있다. 일본 내부에서도 '후쿠시마 사고를 잊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에너지 가격 급등에 따른 전력수급 불안과 불어나는 무역적자로 기존 탈원전 기조는 설 자리를 잃고 있다.


22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오사카 지방법원은 지난 20일 시민단체가 제기한 후쿠이현 미하마 원전 3호기 운전 정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미하마 원전 3호기는 1976년 운전을 개시해 가동연한 40년을 넘긴 원전으로, 일본에서 현재 가동되는 가장 오래된 원전이다.

일본 시민단체들은 설비가 오래되고 내진설계가 충분하지 않다며 가동 중단을 요구해왔지만, 재판부는 "발전소의 내진 안전성 등에 문제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기각했다. 이에 따라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 이후 원전 가동연한을 40년으로 제한해왔던 원칙이 무너졌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앞서 일본정부는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 이후 원전 가동연한을 40년으로 제한했으며, 예외적으로 원자력규제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1회에 한해 20년을 더 연장할 수 있도록 규정한 바 있다. 미하마 3호기 역시 40년의 시한을 넘겨 가동이 중단됐으나 심사를 거쳐 지난해 6월부터 재가동을 시작했다.

가동연한 제한 원칙이 무너지면서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걸었던 탈원전 기조는 사실상 무너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고 당시 집권 여당이던 입헌민주당은 원전 가동을 일시 중지하고 '원전 제로' 정책까지 내걸었으나, 기시다 정권은 이를 폐기하고 가동 연한 연장 등에 나서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말 경제산업성은 폐로가 결정된 원전을 재건하고 최장 60년으로 제한된 가동 연한을 확대하는 ‘행동계획안’을 발표했다. 최종안은 연말에 확정될 예정이다.


일본 정부의 이같은 움직임에 '후쿠시마 사고를 잊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도쿄신문은 "(40년의) 가동연한 제한은 후쿠시마 사고의 반성으로 생겨난 법이다. 이를 안일하게 놓아서 되겠느냐"고 지적했다.


여기에 최근 일본 원전 4기가 추가로 20년 가동 연장 승인을 받으면서 노후 원전에 대한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닛케이는 "일본 내 33기 원전 중 40년 가까이 된 다카하마 원전 1,2호기 등 총 4기가 20년 연장 인가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대내외적 비판에도 일본 정부가 탈원전 기조를 탈피하려는 이유는 전력 수급 문제 심화와 무역 적자 등 일본이 현재 처한 경제상황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일본은 지난 6월 이상 기온으로 전력 수요가 폭증했지만 석유, 가스 가격 급등으로 수급 불안을 겪은 바 있다.

AD

에너지 가격 상승과 엔저현상까지 겹치면서 심화되고 있는 대규모 무역적자도 일본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지난 15일 일본 재무성이 발표한 무역통계(속보치)에 따르면 11월 수출은 전년동월대비 20.0% 증가한 8조8375억엔, 수입은 30.3% 늘어난 10조8649억이었다.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