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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2.3조 빅딜 막전막후…김남선 CFO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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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주당 16.5달러 vs 포쉬마크 20달러 줄다리기
17.9달러에 최종 합의, M&A 전문가 김남선 CFO 주역

네이버 2.3조 빅딜 막전막후…김남선 CFO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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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유리 기자] 네이버가 국내 IT 업계 사상 최대 규모 거래(2조3000억원)인 포쉬마크 인수를 추진하는 과정 뒤에는 김남선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의 몸값 줄다리기가 있었다. 포쉬마크 기업가치가 하락하던 시점에 논의를 시작해 적정 가격을 노리는 한편, 최초 제안가보다 가격을 높여 강한 인수 의지를 표명하며 수개월간 줄다리기를 했다. 그 결과 당초 포쉬마크가 마지노선으로 내세웠던 2조4000억원에서 1000억원 정도 인수가를 낮췄다. 대형 인수·합병(M&A)에서 잔뼈가 굵은 김 CFO와 인수팀이 함께 이뤄낸 성과다.



일부 지분 투자부터 제안...실사·인수가 논의 끝에 2.3조 베팅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가 북미 1위 패션중고 플랫폼 포쉬마크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수차례 가격 협상이 진행된 것으로 확인됐다. 네이버가 관심을 표명한 것은 올해 초다. 미국 시장 확대를 위해 포쉬마크와 파트너십을 모색하던 네이버는 지난 1월 1억2500만달러(약1670억원) 규모의 지분 인수를 제안했다. 지분 100%를 인수하려면 약 16억 달러의 비용이 소모되다 보니 부분 인수 제안으로 협상의 물꼬를 텄다. 때마침 한국·일본 시장 진출을 모색하던 포쉬마크도 네이버의 파트너십 논의에 응했다.

두 회사는 투자를 위한 실사를 진행하다 5월들어 M&A로 논의를 확대했다. 포쉬마크가 향후 10년간의 재무 전망과 새 성장동력으로 라이브 커머스를 내세우겠다는 전략을 공유하면서 인수가격 논의가 본격화 됐다. 8월 네이버는 포쉬마크 주가의 38.7% 프리미엄을 더한 주당 16.5달러를 제안했고 포쉬마크는 주당 20달러를 요구했다. 네이버는 기업가치를 11억달러로, 포쉬마크는 13억달러로 평가했다. 회사가 보유한 현금을 포함하면 인수가는 각각 2조1000억과 2조4000억원으로 약 3000억원의 갭이 있었던 셈이다.


네이버는 6.1% 올려 주당 17.5달러를 다시 제안했다. 당시 포쉬마크 주가에 59.5% 프리미엄을 얹은 것이다. 포쉬마크는가 18.5달러로 눈높이를 낮추자 네이버는 17.8달러로 가격을 소폭 올렸다. 포쉬마크는 주당 18달러를 요구하면서 네이버가 제안한 기한까지 인수 협약을 체결하겠다고 종결 의지를 나타냈다. 네이버는 최종 주당 17.9달러(기업가치 12억달러)를 제안해 인수를 성사시켰다.


인수가는 최초 제안가보다 8.5% 높아졌으나 프리미엄은 38.7%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인수가를 올리면서 합병 해지 수수료도 조정했다. 포쉬마크가 계약 사항을 위반해 합병이 해지될 경우 지분의 2.75%를 수수료로 지불키로 했다가 이를 3.5%로 올렸다. 총 5200만달러(약 690억원) 규모다.

왓패드 이어 포쉬마크 인수 이끈 김남선 CFO…"빅딜 추진력 탁월"

이번 빅딜을 이끈 '키맨'은 김 CFO였다. 그는 인수 구조나 가격 책정 등에 관여하며 최수연 네이버 대표와 거래를 주도했다. 합병 계약서에서 포쉬마크가 최고경영자(CEO)만 이름을 올린 반면 네이버에선 최 대표와 김 CFO가 함께 참여했다. 합병을 위해 출범시킨 SPC에도 김 CFO와 박애너스 네이버 재무리더가 공동대표로 나섰다.


포쉬마크 합병에는 김 CFO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포쉬마크 자체 성장성이 뚜렷한 데다 네이버 서비스와 연계할 부분이 많다고 봤다. 김CFO는 최근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포쉬마크를 인수했던 순기업가치는 네이버 시가총액의 5%도 안 되는 비중이지만 매출 기여도는 5%를 상회한다"며 "향후 2~3년 동안 성장과 수익성의 균형을 잡고 턴어라운드(흑자전환)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 CFO는 M&A 전문가로 네이버 합류 때부터 주목을 받았던 인물이다. 모건스탠리에서 M&A 자문을, 맥쿼리자산운용에서 프라이빗에쿼티(PE) 투자를 담당했다. 2019년 맥쿼리가 SK텔레콤과 2조9000억원에 ADT캡스를 사들일 때 주도적인 역할을 하기도 했다. 2020년 네이버 재무실 책임리더로 영입됐고 신설된 글로벌 M&A 전담 조직을 맡았다. 업계에선 네이버가 주도적으로 글로벌 빅딜에 나서겠다는 선전포고를 한 것으로 해석했다. 실제로 김 CFO 영입은 캐나다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 인수로 이어졌다. 당시 네이버 출범 이후 최대 규모인 6600억원으로 왓패드 인수를 성사시키며 네이버 CFO로 내정됐다.


자체 전문성이 있는 만큼 네이버는 이번 빅딜에서 미국 재무자문사인 라이온트리의 도움만 받았다. 포쉬마크가 자문사로 골드만삭스를 선임한 반면 네이버는 금융사를 모회사로 두지 않는 독립 자문사에 맡겼다. 라이언트리는 스냅의 기업공개(IPO)나 아마존의 MGM스튜디오(영화제작사) 인수를 주도하는 등 테크 분야에서 강점이 있는 자문사다. 법률자문은 지난해 왓패드 인수 추진 과정에서 도움을 받은 커크랜드앤앨리스를 선임했다. 대형 투자은행(IB)을 고용하지 않고 M&A를 추진하는 방식이 이번에도 적용됐다는 분석이다.


한편 네이버는 연내 포쉬마크 주주총회를 통해 M&A 안건을 승인받을 예정이다. 이후 미국 규제당국의 심사 등을 거쳐 내년 4월에 합병 절차를 완료할 계획이다. 절차를 마치면 포쉬마크는 네이버의 계열사로 편입된다.




최유리 기자 yr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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