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본, 참사 행정 '윗선' 행정안전부·서울시 수사 착수
관련 공무원 첫 참고인 조사
일부선 '구색맞추기' 지적도
[아시아경제 조성필 기자, 유병돈 기자]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가 행정안전부와 서울시 등 이태원 참사와 관련한 책임 소재 '위선'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다만 아직 강제수사나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등 핵심 관계자들은 수사 물망에 오르지 않은 상태여서 구색 맞추기란 지적이 공존한다.
특수본은 16일 서울경찰청 마포청사에서 진행한 브리핑에서 "행안부와 서울시 소속 공무원을 참고인으로 조사해 사고 당시 상황 전파 과정 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달 1일 출범한 특수본이 행안부와 서울시를 상대로 조사를 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 특수본은 용산구청 등 기초지자체에 대한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를 벌였으나, 행정상 그 윗선에 해당하는 서울시와 행안부 등에 대한 수사는 사실상 전무해 일각에선 '꼬리 자르기' 수사란 비판을 받아왔다.
앞서 특수본은 지난 4일 언론과 첫 브리핑을 가진 뒤 압수수색을 비롯해 참고인·피의자 조사 등 모든 수사 일정을 공개해왔다. 그러나 이주부터 시작된 행안부와 서울시 소속 직원들에 대한 참고인 조사는 철저히 함구해왔다. 이에 대해 특수본 관계자는 "수사상 필요에 의해 (비공개로 조사를 진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특수본은 용산구청과 경찰, 소방 등 현장 공무원 수사에 집중해왔다. 참고인 조사 역시 이들 기관 소속 직원들을 중심으로 벌여왔으며, 전날 첫 소환한 피의자 역시 용산경찰서 전 정보과장인 김모 경정으로, 경찰 신분이었다. 그 사이 특수본 수사를 둘러싸고 정치권 등을 비롯한 일각에서는 재난안전법 등을 근거로 행안부 등에 대한 수사가 지지부진하지 않으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수본은 이 같은 비난 여론에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행안부나 서울시 등에 적용할 구체적 법적 책임을 확정할 방침"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재난안전법과 정부조직법 조문을 근거로 단계적 절차를 밟아가겠다는 취지로 풀이됐다. 하지만 표면적 말과 달리 지난 14일부터 행정안전부 안전대책 관련 직원을 불러 조사한 데 이어 전날 오후 행안부 중앙재난안전상황실장을 참고인으로 조사하면서 '구색 맞추기'란 의심의 눈초리가 제기됐다.
다만 특수본이 참고인 조사와 법리 검토 등을 토대로 행안부에 이번 참사와 관련한 책임이 있다고 판단하면 수장인 이상민 장관은 직무유기 등 혐의로 입건될 가능성이 다분하다. 그러나 이 장관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공수처법)에 따른 고위공직자에 해당해 일단 혐의사실을 공수처에 통보하는 절차를 밟게 된다. 공수처가 사건을 이첩하라고 요청하면 특수본은 수사 권한을 공수처에 넘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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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본은 전날 오후 서울시 안전총괄과 과장을 참고인으로 불러 참사 당일 전후로 서울시가 안전사고 조치를 제대로 했는지도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수본 관계자는 서울시를 포함한 행안부 등에 대한 강제수사 가능성에 대해선 이날 즉답을 회피했다. 그러나 경찰 안팎에서는 행안부와 서울시 등에 압수수색이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유병돈 기자 tamon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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