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1회용 비닐 사용 규제 … 아시아 해양 오염 줄인다
필리핀 하원, 1회용 비닐에 과세 추진하는 법안 통과
세계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의 80% 아시아에서 유입
[아시아경제 김준란 기자] 필리핀 의회가 환경 보호를 위해 일회용 비닐 사용을 규제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15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필리핀 하원은 일회용 비닐 제조 및 수입사에 세금을 부과하는 내용의 법안을 전날 통과시켰다. 과세액은 ㎏당 100페소(2300원)이다. 2026년부터는 매년 4%씩 늘어날 예정이다.
법안이 상원을 통과한 후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의 승인까지 받아 시행되면, 필리핀 정부는 매년 93억페소(약 2144억원)의 세수입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폐기물 관리 재원으로 사용해 친환경 정책에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이번 조치는 마르코스 대통령이 해양 오염 방지 정책을 강조함에 따라 시행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마르코스는 지난 5월 대선에서 승리한 직후 환경보호에 대한 책무를 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영국 옥스퍼드대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해양에 버려진 플라스틱류 쓰레기의 80%는 아시아 각국의 강을 통해 유입된다. 그중 필리핀에서 버려진 폐기물이 차지하는 비중이 3분의 1에 달하는 상황이다. 또 국제 환경단체의 2016년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필리핀은 하루 평균 1억6300만개의 일회용 비닐이 사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전 세계 여러 해역이 미세플라스틱으로 인한 오염으로 위협받고 있다. 2021년 9월에는 지구에서 가장 깊은 바다인 마리아나 해구에서 디즈니 영화 '겨울왕국'의 풍선이 발견됐다는 보도가 있었다. 그해 3월에는 지구에서 세 번째로 깊은 필리핀 해구 엠덴 해연에서 비닐봉지를 확인했다는 뉴스도 있었다.
세계자연기금(WWF)은 지난 2월 '플라스틱 오염이 해양생물, 생물다양성,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통해 해양생물종의 88%가 플라스틱 쓰레기로 부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고 경고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바닷새의 90%, 바다거북의 52%가 플라스틱을 섭취한 것으로 추산된다. 인간도 매주 신용카드 1장 분량의 미세플라스틱을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WWF는 지중해, 동중국해, 서해, 북극해빙 해역 등은 회복 불가능한 한계치를 초과했다는 경고도 덧붙였다.
더구나 북태평양 환류에는 GPGP(Great Pacific Garbage Patch), 우리말로 '태평양 거대 쓰레기 지대'라고 해석할 수 있는 쓰레기섬이 있다. 1997년 GPGP를 처음 발견한 찰스 무어는 "바다 한가운데의 플라스틱 수프"라고 표현했다. 비영리 연구단체 오션클린업파운데이션은 2018년 3월 GPGP 플라스틱 쓰레기의 양은 초대형 여객기 500대 규모인 8만t에 이르고, 약 1조8000억개의 플라스틱이 있다고 밝혔다. 남한 면적의 15배 이상일 것으로 추산했다.
문제는 GPGP가 계속 커지고 있으며, 이 쓰레기섬이 하나가 아니라 북대서양·인도양·남태평양·남대서양 환류가 흐르는 곳에 4개 이상 존재한다는 점이다. 이 섬의 쓰레기를 다 치우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7만8000년이라는 자료도 있다.
이에 따라 국제사회와 세계 각국은 해양쓰레기로 인한 환경 위협을 근본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2018년 12월 유럽연합은 2021년 7월부터 어구를 포함한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 사용을 금지한 '일회용 플라스틱 지침'을 발효했다. 올해 3월 케냐 나이로비에서 열린 제5차 유엔 환경총회에서는 '플라스틱 오염을 끝내기 위한 법적 구속력이 있는 국제협약' 마련을 위한 결의안을 채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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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정부도 우리나라의 연간 해양 쓰레기 발생량을 17만7000t으로 추정하고, 2030년까지 해양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을 60% 줄이겠다고 밝혔다. 2050년까지 생활 플라스틱 제로화를 달성하기 위한 '제1차 해양폐기물 및 해양오염퇴적물 관리 기본계획'(2021~2030)을 수립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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