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Fed 파월, 금리인상 중단에 "시기상조, 최종금리 더 높아질 것"
[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아직 중앙은행이 갈 길이 남아있다."
4연속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결정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제롬 파월 의장이 금리 인상 중단 가능성에 대해 "시기상조"라고 선을 그었다. 시장에서 기대해온 속도 조절과 관련해서는 현재 결정된 것은 없다고 모호한 입장을 시사했다. 최종 금리는 당초 전망보다 더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파월 의장은 2일(현지시간) 오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금리 인상을 중단하는 것에 대해 생각하거나 이야기하는 것은 매우 시기상조(very premature)"라며 "우리에겐 가야 할 길이 있다(We have a ways to go)"고 밝혔다.
Fed는 이날 FOMC 정례회의 후 성명을 통해 연방기금금리를 기존 3.0~3.25%에서 3.75~4.0%로 0.75%포인트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고강도 긴축에도 좀처럼 인플레이션이 꺾이지 않자 이례적인 4연속 자이언트스텝을 결정한 것이다.
특히 성명문에는 "누적된 긴축 통화정책, 통화 정책이 경제 활동 및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칠 시차(lags), 경제 및 금융 발전을 고려할 것", "위험이 발생할 경우 적절하게 통화정책을 조정할 준비가 돼 있다"는 비둘기파적 문장이 포함돼 향후 정책 조정 기대감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파월 의장은 직후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이러한 기대감을 일축했다. 그는 첫 질답부터 "(금리 인상 속도가)역사적으로 빠른 수준인 건 맞지만 금리를 0에서 시작했다는 걸 잊어선 안 된다"며 "빠른 수준으로 계속 올리는 건 인플레이션을 잡겠다는 것"이라고 성명문의 비둘기파적 기조를 꺾었다.
또한 12월에 0.5%포인트 또는 0.75%포인트 인상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는 "금리를 계속 올리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된다"면서 "물가 지표 등 다양한 데이터를 봤을 때 전반적으로 당초 생각보다는 올려야 하지 않나 조심스럽게 예상한다"고 답변했다.
그는 "일정 시점이 되면 금리 인상을 멈추고 유지할 수 있다. 그게 다음 회의가 될 수도 있다"면서도 "하지만 궁극적으로 현재 결정된 것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현 금융환경이 너무 긴축적이라고 하기엔 어렵다"면서 "중앙은행이 갈 길이 아직 남았다. 우리의 결정은 입수되는 데이터, 경제활동 전망에 미치는 영향 등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이전 FOMC와 동일한, 데이터 기반의 긴축 기조를 확인한 것이다. 아울러 최종 금리가 지난 예상보다 더 높아질 것이라고도 내다봤다.
파월 의장은 "사람들은 시차(lags)를 듣고 (금리 인상을) 멈추는 것을 생각한다"면서 "지금 금리 인상 중단에 대한 대화는 오가지 않고 있다. 우리의 (물가안정) 의지를 알아주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인플레이션이 Fed가 원하는 만큼 확실히 떨어지지 않고 있다면서 "충분히 제한적, 긴축적 조치를 이어가야 한다"고 되풀이했다.
아울러 현재 미국 내 소비에 대해서는 "소비자가 구매력을 갖고 있고 괜찮다고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소프트랜딩(연착륙) 가능성이 줄어들었다면서도 "그래도 가능하다고 본다"고 희망을 내비쳤다.
Fed의 이번 0.75%포인트 인상은 시장에서 예상돼 온 수순이다. 지난달 공개된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8.2% 상승하며 인플레이션 고착화 우려가 제기된데다, 최근 공개된 고용지표도 강력한 노동시장을 뒷받침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국(3.0%)과 미국의 금리 역전 폭은 최대 1.0%포인트로 더 커졌다. 이는 2018년 3월∼2020년 2월 당시와 동일한 수준으로 향후 외국인 자금 유출, 원화 가치 하락 등 우려가 제기된다.
월가에서는 매파 목소리에 좀 더 무게가 실린다. 브랜디와인글로벌의 잭 맥킨타이어 포트폴리오매니저는 "파월 의장의 발언이 상당히 매파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Fed가 일시정지 할 것이라는 비둘기파 신호는 없었다"면서 이날 성명문에서 누적된 긴축 효과의 시차를 고려할 것이라고 말한 것은 속도를 늦추기 위해 문을 열어두고 있다는 유연성을 시사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앞으로 Fed가 보내는 신호보다 CPI, 고용지표, 중국의 제로코로나정책 등이 세계에 미치는 지속적인 영향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BMO웰스매니지먼트의 마영유 수석투자전략가 역시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고착화하는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조금 긴축하는 것보다 과도하게 긴축하는 게 낫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매파적으로 평가했다. 반면 모건스탠리의 짐 카론 선임고문은 성명문 발표 직후 Fed의 긴축이 끝 무렵에 진입하기 시작한 것이라며 "엔드게임의 시작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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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는 출렁였다. 이날 FOMC 정례회의 결과를 대기하며 하락 출발했던 뉴욕증시는 오후 2시 통화정책 결정문이 공개된 이후 필요시 정책 변화가 가능하다는 문구에 힘입어 상승세를 보였다. 하락장에 머물렀던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일제히 상승 전환했고, 다우지수도 오름폭을 소폭 확대했다. 하지만 직후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이 시작되고 주요 발언들이 공개되며 뉴욕증시는 급격히 하락세로 꺾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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