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사고에 SPC 불매운동 확산...마녀사냥식 여론몰이 반대 목소리도
SPL 사망사고 후 샤니 공장서도 손가락 절단 사고
허영인 회장 대국민 사과·재발방지 대책 발표에도
온·오프라인서 대체품 리스트 공유·대학가엔 대자보
가맹점주들 “분노 공감…악재에 운영 어려워” 호소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21일 서울 서초구 SPC본사에서 최근 계열사 SPL에서 발생한 직원 사망 사고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아시아경제 문혜원 기자] SPC그룹 계열사 제빵공장에서 발생한 20대 근로자가 사망한 뒤 SPC 불매운동이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23일 또 다른 계열사 공장에서 40대 근로자가 손가락 절단 사고를 당하면서 공분은 더욱 거세지는 분위기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주부터 온·오프라인에서는 파리바게뜨, 배스킨라빈스, 던킨, 삼립, 샤니 등 SPC그룹 계열사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SPC그룹 계열사 브랜드 리스트와 이를 대체할 품목 리스트가 공유되면서 SPC그룹 제품 대신 동네 빵집이나 다른 브랜드 제품을 소비하자는 취지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SPC불매’, ‘#멈춰라SPC’ 해시태그를 단 불매운동 지지글도 퍼지고 있다.
대학가에는 SPC그룹 불매를 독려하는 대자보가 붙었다. 서울대 학생 모임 ‘비정규직 없는 서울대 만들기 공동행동’(비서공)과 성공회대 노학연대모임 ‘가시’ 등은 최근 학내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몬 SPC를 불매하자"는 내용의 대자보를 내걸었다. 비서공은 "SPC 그룹은 최소한의 안전 설비와 인력 충원마저도 비용 절감의 대상으로 삼아오며 결국 청년 노동자의 생명까지 앗아가고 말았다"고 주장했다.
불매운동 열기가 달아오른 데에는 SPC가 사고 수습 과정에서 보인 안일한 태도가 불매운동의 불씨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망사고가 일어난 다음 날 현장을 흰 천막으로 덮어놓은 채 공장 작업을 계속했고, 빵을 만들다 숨진 근로자의 유족에게 상조 지원품으로 빵을 가져다 주면서 인간적 존중과 배려가 없다는 질타를 받았다.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21일 대국민 사과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3년간 1000억원을 투자해 안전 시스템을 보강하겠다는 재발방지 대책을 발표했지만 국민적 공분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기자회견에서 허 회장은 경찰조사가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별도의 질의응답을 받지 않은 채 퇴장했고, 이로부터 불과 이틀 뒤 또다른 계열사인 ‘샤니’의 제조공장에서 손가락 절단 사고가 일어나면서 사과와 안전관리 약속은 더욱 무색해졌다.
피해는 파리바게뜨 가맹점주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지고 있다. 사망사고가 알려진 이후 파리바게뜨 가맹점주들은 매출 하락을 호소하고 있다. 서울시 종로구에서 파리바게뜨를 운영 중인 50대 사장 A씨는 "사고가 알려진 이후 눈에 띄게 고객이 줄었다. ‘피 묻은 빵’이라는 인식이 생기는 점이 너무 괴롭다"면서 "가뜩이나 최저임금 인상, 임대료 인상 등으로 운영이 힘들었는데 이런 일이 계속 생겨 참담하다"고 토로했다.
파리바게뜨 가맹점주협의회는 "SPL 사고에 대한 국민들의 안타까움과 질책에 가맹점주들도 같은 마음이다. 회사(본사)에 이번 사고에 대한 철저한 원인분석과 그에 따른 책임자 처벌, 안전경영강화 계획의 충실한 이행을 촉구하겠다"는 입장문을 내며 불매운동 진화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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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선 총수가 직접 빈소를 조문하고 유가족 사과, 대국민 사과까지 한 마당에 마녀사냥을 멈춰야 한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프랜차이즈 기업의 특수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일방적인 불매운동을 벌인다면 결국 그 피해는 가맹점주와 직원들에게 돌아갈 수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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