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의 그리움, 노래로 위로 건넨 디바
박정현 단독콘서트 '지금' LG아트센터 서울서 나흘간 개최
데뷔곡부터 발매 예정 미발표곡까지 20곡 열창
"기억과 그리움으로 채운 무대, 노래로 위로 받으셨길"
[아시아경제 김희윤 기자] "지난 3년간 답답한 시간을 보내며 우리가 가장 많이, 자주 느낀 감정은 아마 그리움이 아닐까 싶더라고요. 그래서 기억과 그리움을 이야기하는 노래를 불러드리고 싶었습니다"
21일 오후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에서 열린 박정현의 단독콘서트 '지금' 공연에서 가수 박정현은 첫 곡으로 데뷔곡 '나의 하루(1998)'를 부른 뒤 지난 3년 동안 설 수 없던 무대, 그리고 팬들에 대한 그리움을 전했다.
보랏빛 정장을 입은 그의 뒤로 분홍색 억새와 긴 계단이 무대를 가득 메웠다. 화려한 퍼포먼스나 그 어떤 효과도 없었다. 그저 박정현의 목소리만 오롯이 울려 퍼졌고, 1300명의 관객은 환호로 그에 화답했다.
박정현의 이번 공연은 2019년 ‘만나러 가는 길’ 이후 3년 만에 개최한 단독 콘서트라 더 의미가 깊었다. 어쿠스틱 기타 사운드가 돋보인 '디 엔드'(The End)에 이어 솔직한 심정으로 이별을 노래한 '까만 일기장'을 부른 박정현은 "머릿속에서 어떤 멜로디가 자꾸 맴돌아 그게 누구 노래였더라 생각했는데 지나고 보니 내 노래였다"며 "정말 창피한데 내 노래인 줄도 까먹고 계속 누구 노래였지... 생각했다"고 고백했다.
관객과 함께할 수 없던 3년의 그리움을 유쾌하게 표현한 그는 ‘이름을 잃은 별을 이어서’ ‘레츠 비 어 패밀리’ 등 올해 초부터 사계절 프로젝트로 발표한 연작 수록곡을 이어서 관객에게 들려줬다. 연작 미니앨범(EP)의 마지막 가을 앨범에 수록된 미발표곡 ‘말 한마디’ 또한 이번 콘서트 무대에서 처음 공개한 박정현은 "황성제 작곡가, 박창학 작사가와 오랜만에 함께 작업한 곡"이라고 소개했다. '당신을 사랑했다는 말, 당신 덕분에 행복했다는 말, 사무치게 보고 싶다는 말'이란 가사 속엔 팬들을 향한 애틋한 마음이 담겨있었다.
그만의 독특한 보이스가 돋보이는 발라드곡에 이어 ‘몽중인’ ‘상사병’ ‘하비샴의 왈츠’를 강렬한 록 사운드로 편성해 메들리로 선보인 박정현은 "팬들이 제가 이 곡을 부르는 모습을 보고 미칠 광(狂)자를 붙여 광곡이라고 명명했다"며 선곡 배경을 소개했다.
이어 '레츠 비 어 패밀리'와 '하늘을 날다'로 분위기를 끌어올린 그는 '우연히'. '이름을 잃은 별을 이어서'를 통해 객석을 고조시켰고 마지막 곡으로는 최근 넷플릭스 음악 예능 '테이크 원'에서 인생 무대로 선보인 '송 포 미'를 선곡해 아름다운 위로를 건넸다.
"이 곡은 팬들이 너무 좋아해서 노래해드리고 싶어도 힘들어서 못 했는데, 이번 공연에서는 위로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어서 선곡했다"며 "상상도 하지 못할 멋진 세상이 기다리고 있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어서, 마지막 곡으로 들려드렸다"고 말했다.
박정현은 지난 20년간 자신의 콘서트 마지막 곡으로 시인과 촌장의 '좋은 나라'를 선곡해왔다. 다시 만날 순간을 약속하는 메시지로 공연을 맺었던 그는 이번 공연에서 앙코르를 연호하는 관객의 외침에 '더 매직 아이 원스 해드'(The Magic I Once Had)를 부르며 무대에 다시 올랐고, 자신의 대표곡 '피.에스. 아이 러브 유'(P.S. I Love You)로 대미를 장식했다. '나를 잊고 사는/그 순간에도 그대를 난 기억하며 살아갈 테니/사랑해요/나 사랑해요/그대만을/영원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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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세상을 받아들이고 더 나은 미래를 살고 싶어졌다는 박정현은 자신의 대표곡, 최근 발매한 신곡, 그리고 아직 발표하지 않은 곡을 통해 음악인으로서의 자신의 '지금'을 명징하게 증명해 보였다. 그런 그가 관객에게 건넨 "지금을 즐기자"는 인사는 오랜 그리움 끝에 전한 안부이자 위로로 관객의 가슴 속에 내려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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