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밀 사태 후폭풍 계속…유통사 '당혹' 유업계도 우려 시선
'사업 종료' 푸르밀 직원들 거센 반발
법적 대응 검토…본사 앞 시위도 계획
유통업체도 당혹…손배소 잇따를 수도
유업계 "남일 같지 않아, 위기 현실화"
[아시아경제 송승윤 기자] 유제품 기업 푸르밀이 내달 30일부터 사업을 종료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 유통업계에서 크고 작은 파장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푸르밀은 내달 30일 사업을 종료하기로 하고 지난 17일 400여 명의 전직원들에게 사업 종료 사실 및 정리 해고를 통지하는 메일을 발송했다. 수년간 적자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코로나19 사태 등이 겹쳐 매출이 감소했고, 누적 적자가 커졌으나 이를 타개할 방안을 찾지 못했다는 이유다. 앞서 LG생활건강이 푸르밀 인수를 추진했다가 결국 무산된 일도 있었다. 푸르밀의 영업 손실액은 2020년 113억원에서 지난해 124억원이 되는 등 매년 늘었고 매출은 매년 감소했다.
사측의 갑작스런 결정에 당장 직원들은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푸르밀 노동조합은 지난 18일 입장문을 내고 "모든 적자의 원인이 오너의 경영 무능에서 비롯됐지만 (사측은) 전 직원에게 책임 전가를 하고 불법적인 해고를 진행중"이라며 "이는 직원들의 가정을 파탄과 죽음으로 내모는 살인 행위"라고 밝혔다. 노조는 사측에 사업종료 결정을 철회해달라는 취지의 내용증명을 보내는 한편 법적 대응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원유를 공급하던 낙농가, 푸르밀 제품을 운반하던 화물차 기사들과 함께 조만간 서울 본사 앞에서 시위도 벌일 계획이다.
노조는 사측이 50일 전까지 해고를 통보하고 성실히 협의해야 한다는 내용의 근로기준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부당해고임을 주장하고 있다. 다만 푸르밀의 법적 책임과 관련해선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사측이 해고 결정을 하기 전 이를 막기 위한 조치를 얼마나 성실히 취했는지와 이런 결정이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에 해당하는지 여부 등에 따라 부당해고로 인정될 여지는 있다. 그러나 이번 사태가 폐업으로 인한 해고이기 때문에 부당해고로 인정되기 쉽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 이와 별도로 고용노동부는 푸르밀의 임직원 전원 해고 통보가 절차·요건상 합당했는지 여부를 들여다 볼 방침이다.
푸르밀과 자체브랜드(PB)상품 공급 계약을 맺었던 유통업체들도 당혹스럽긴 마찬가지다. 홈플러스와 이마트, CU, 이마트24 등 다수 유통업체들과 12월 말까지 제품 공급 계약이 남아있지만 사업 종료와 관련한 사전 통지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당장 이를 대체할 제조사를 찾아야 하는 셈이다. 푸르밀 제품을 취급하는 대리점들도 피해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낙농가도 마찬가지다. 푸르밀에 원유(原乳)를 납품하는 농가들은 하루아침에 납품처가 사라지게 된 상황이다. 일각에선 이들을 비롯해 푸르밀과 계약 기간이 남아있는 단체 급식업체와 군 등에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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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업계는 우려스러운 시선으로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저출산 기조가 계속 이어지면서 수요가 나날이 감소하는 상황이라 이번 사태가 남일처럼 느껴지지 않는 탓이다. 낙농진흥회에 따르면 1인당 흰 우유 소비량은 1997년 31.5㎏로 정점을 찍었다가 20여 년이 지난 지난해엔 26.6㎏로 4.9㎏ 줄었다. 수입 유제품과 비교해 가격 경쟁력도 뒤쳐지는 상황이다. 이런 이유로 이미 수년 전부터 건강기능식품 등 대체 시장을 찾으려는 움직임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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