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인 살상에 개입" 이란, 러에 정예군도 파견(종합)
자폭드론 이어 탄도미사일도 곧 공급
러 민간인 살상 작전에 직접 개입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러시아에 무기를 지원해 온 이란이 자국의 정예군까지 직접 파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란이 단순한 무기 지원에서 나아가 민간인 살상 작전에 직접 개입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싼 긴장은 고조되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러시아에 자폭 무인항공기(드론)를 판매한 것으로 비판받는 이란이 드론 교관까지 크림반도의 러시아 군사 기지에 파견했다고 보도했다.
NYT는 익명의 전·현직 미국 관리들을 인용해 이란 정예군 혁명수비대(IRGC) 소속 교관들이 크림반도에 파견돼 러시아군을 상대로 드론 조종법 등을 가르치고 있다고 전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이 지난달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 77차 유엔총회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상황에 관한 유엔 안보리 고위급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사진출처:로이터)
당초 러시아가 이란에 인력을 보내는 방식으로 이뤄졌던 드론 훈련이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내지 못하자 이란이 러시아에 직접 교관을 파견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고 미 관리들은 설명했다.
이란 교관의 배치와 러시아의 드론 실전 활약이 두드러진 시점이 일치한다 점에서 이란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깊이 개입했다는 정황이 입증된 셈이라고 NYT는 전했다.
미 중앙정보국(CIA) 출신의 믹 멀로이는 "드론 공급과 훈련 교관 파견으로 이란은 민간인을 살상해온 작전에 직접 개입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외신들은 복수의 이란 고위 관리와 외교관을 인용해 이란이 자폭 드론에 이어 탄도미사일까지 러시아에 공급하기로 약속했다고 보도했다.
양국은 지난 6일 모하메드 모크베르 이란 부통령이 이란혁명수비대(IRGC) 고위 관리 2명, 최고국가안보위원회 관리 1명과 함께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해 무기 수출 합의를 이뤘다.
이란 외교관은 "러시아는 추가 무인기와 함께 정확도가 향상된 이란제 탄도미사일, 특히 파테(Fateh) 졸파가르(Zolfaghar) 미사일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등에서 다수의 민간인 사상자를 낸 공습에 동원한 드론은 일명 ‘가미카제 드론’이라고 불리는 이란제 샤헤드(Shahed)-136이다. 순항 속도 120㎞/h, 최대 사거리 700km에 달하며 40kg 무게의 탄두를 장착할 수 있다. 위력은 탄도미사일 수준이지만, 가격은 대당 2만달러로 매우 저렴하다.
우크라이나 국방부에 따르면 러시아는 키이우 외에도 오데사, 미콜라이우, 하르키우 등 주요 도시 타격에 샤헤드-136을 동원해왔다. 지난 17~18일 사이 우크라이나 군대가 격추한 샤헤드-136은 51대에 달한다. 전쟁 물자와 재원이 고갈된 러시아가 가격이 저렴한 이란제 드론에 의존도를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란은 드론 판매 사실을 부인하고 있지만, 러시아 공습을 받은 우크라이나 도시 곳곳에서는 샤헤드-136 드론의 잔해들이 잇따라 확인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폭격 현장에서 이란제 샤헤드-136의 파편 이미지를 공개하며, 이 드론의 날개 끝에는 이란에서 수입했다는 사실을 숨기기 위해 원래 이름 대신 러시아어로 게란-2(Geran-2)로 표기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에 드론을 지원해 온 이란과의 단교를 추진 중이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키이우 공습에 사용된 무기가 이란산이라는 광범위한 증거를 확보했다"며 "이란은 양국 관계 파탄에 대한 전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란은 우크라이나전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러시아에 무기를 제공했다는 사실을 부인하며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이 같은 이란의 행동은 사악하고 기만적"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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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는 지난달 23일 자국 주재 이란 대사의 자격을 박탈하고 키이우에 주재하는 이란 외교관 수를 대폭 줄이는 등 양국 외교 관계를 격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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