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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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대규모 감세안 철회 후 사퇴 압박에 부딪힌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가 재무장관 교체 카드를 꺼내 들고 그야말로 ‘생존을 위한 투쟁(fight for survival)’을 하고 있다. 트러스 총리는 17일(현지시간) 각료 회의를 소집하고 보수당 의원들을 설득하며 신뢰 회복을 통한 분위기 반전을 모색한다.


트러스 호(號)에 탑승한 ‘반대파’ 제레미 헌트 신임 재무장관은 감세안 철회에 트러스 총리가 일련의 책임이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정부의 지출을 줄이며 시장의 신뢰를 되찾겠다고 선언했다. 트러스 총리의 운명은 보수당 의원들의 설득 여부와 시장의 평가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16일 일간 가디언, BBC 방송 등에 따르면 트러스 총리는 17일 내각과 정치권을 상대로 사태 수습을 위해 분주히 움직일 예정이다. 우선 17일 저녁 각료 회의 주재하고 오는 31일 발표할 영국의 중기 재정 계획에 대한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트러스 총리는 주말 중 헌트 장관과 이에 대해 사전 논의를 진행했다. 헌트 장관은 이번 주 중 모든 보수당 하원의원을 만나 이와 관련한 의견 수렴에 나설 예정이다.


이와 함께 트러스 총리는 사퇴 압박을 키우는 보수당 의원들과 직접 만나 무너져가는 당내 지지기반 회복에 나선다. 당내에서는 "게임이 끝났다"며 당내에서 터져 나오는 퇴진 요구가 확산하지 않도록 보수당 의원들을 설득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현재 보수당 내에서 공개적으로 트러스 총리의 사퇴를 요구한 의원은 총 3명이다. 보수당 내에서는 리시 수낙 전 재무장관, 페니 모돈트 하원의장, 벤 월러스 국방장관 등이 차기 총리 후보로 거론되기 시작했다.

주요 외신들은 트러스 총리의 이러한 움직임을 두고 ‘정치적 생존을 위해 투쟁하고 있다’고 표현했다. 트러스 총리는 감세안 철회 후 정치적 난관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지난 14일 ‘동지’였던 콰지 쿼텡 재무장관을 해임하고 헌트 장관을 신임 재무장관에 임명했다. 자신의 경쟁자였던 수낙 전 장관을 지지한 헌트 장관을 끌어안으면서 사태를 해소하기 위한 비장의 카드를 꺼내 든 것이다. 하지만 이를 두고 다우닝가 내에서는 "시간을 벌기 위한 조치였다"면서 "제레미는 좋은 사람이지만 그(트러스 총리)에 대한 신뢰는 ‘제로(0)’ 아래"라는 평가가 나온다.

제레미 헌트 영국 신임 재무장관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제레미 헌트 영국 신임 재무장관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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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국을 좌우할 핵심 인사로 떠오른 헌트 장관은 트러스 총리가 기존에 내놓은 발언을 뒤집어 "세금 일부는 인상하고 정부 지출은 삭감할 것"이라면서 긴축 기조로의 전환을 예고한 상태다. 그는 이날 BBC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하려는 일은 시장과 세계, 집에서 지켜보고 있을 국민에게 우리가 우리의 세금과 지출 계획에 대해 적절하게 할당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모든 정부 부처에 추가 효율성 방안을 찾도록 요구할 것"이라면서 트러스 내각의 기존 기본소득세율 인하 계획 도입 시기를 1년 연기하는 등 모든 방안을 배제하지 않고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헌트 장관은 인터뷰에서 트러스 총리의 ‘책임론’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감세정책 철회에도 트러스 총리가 여전히 "책임이 있다"고 언급하면서도 "그는 (이야기를) 들었고 변했다. 그는 정치에서 가장 어려운 일, 태도를 바꾸는 일을 기꺼이 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악은 또 다른 장기적인 권력 투쟁"이라면서 보수당 하원 의원들을 향해 트러스 총리를 지지해 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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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시선은 시장으로 향한다. 트러스 총리와 헌트 장관의 행보를 지켜본 투자자들이 17일 개장 이후 영국 시장에서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내각의 존폐 여부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이 시장 안정을 위해 나섰던 긴급 국채 매입 조치를 지난 14일 종료한 이후 첫 거래일이기도 하다. 블룸버그는 "트러스 총리의 감세 패키지가 뒤집힐 수 있다고 보는 투자자들이 있어 아시아 시장에서 파운드화 가치가 올랐다"고 전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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