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수자 삶 다룬 영화 모어 국회 상영회
장혜영 정의당 의원 주최, 관객과 대화 열려

국회에서 첫발 뗀 '드래그 아티스트' 모어, 누구도 차별받지 않는 세상이 올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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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준이 기자] "나는 특별한 사람이 아니다."


화려한 수술이 달린 옷과 장신구를 한 사람이 춤을 추며 거리를 누빈다. 쏟아지는 차별적인 언어들과 시선들을 뒤로 한채 그의 몸짓은 점점 더 과감해지고 아름다움의 경지에 이른다. 트랜스젠더이자 20년차 드래그 아티스트인 모어, 모지민씨(44)는 "나는 영원히 끼순이"라며 "나라는 존재로서 당당하고, 내가 하는 일이 옳고 아름답다"고 말한다.

16일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모씨의 삶과 예술을 다룬 영화 '모어'의 상영회가 열렸다. 장혜영 의원실에서 주최한 행사로, 영화 상영 후 주인공인 모씨, 음악 감독으로 참여한 인디 가수 이랑과 장 의원이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했다.


'드래그(Drag)'란 성별 이분법적 틀을 벗어나 의상과 메이크업 등을 통해 자신을 마음껏 표현하는 문화를 말한다. 모씨는 발레리노가 아닌 발레리나의 삶을 살고 싶었지만 한국 사회에서 이를 선택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자신이 원하는 모습으로 마음껏 춤을 추기 위해 모씨가 선택한 건 드래그라는 장르였다.

그는 성소수자로 살아오면서 주변 사람들의 괴롭힘과 차별적인 시선 탓에 힘든 유년 시절을 보내야 했다. 모씨는 이런 자신을 세상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털 난 물고기'라고 불렀다. 하지만 이같은 시련을 이겨내고 그를 무용수이자 모델, 드래그 아티스트로 성장할 수 있게끔 만든 것은 그를 사랑하는 가족과 연인, 친구들이 있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영화는 그가 춤을 추기 위해 했던 피땀 어린 노력들과 함께 주변 사람들과의 평범한 삶의 이야기를 담아낸다.


이날 상영회는 개봉 후 두 번째 관객과의 대화이자 국회에서 처음 진행한 행사였다. 장 의원은 "299명의 국회의원들이 모어의 이야기를 봤으면 하는 마음에 국회 상영회를 추진했다"며 "영화를 봤으면 하는 사람들이 아쉽게도 참석하진 못했지만 모씨가 국회라는 곳에 왔다는 것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세 사람은 차별금지법의 입법 필요성에 대해서도 공감대를 모았다. 장 의원은 "국가가 개인을 보호해주기보다는 개인이 부당한 차별에 맞서 싸우고 싶다고 생각을 할 때 갖고 있는 도구가 매우 약하다"며 "누구 한 사람 빼놓지 않고 부당한 차별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강조했다. 차별금지법은 국회에서 20년째 논의되고 있지만 사회적 비판 속에 별 다른 진척이 없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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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모씨는 입법부인 국회라는 곳에 남겨두고 가고 싶은 말을 이렇게 전했다. "대체 언제까지 나의 존재를 부정할 것인가. 나는 낯설거나 이상하거나 무서운 존재가 아니다. 나는 하루하루 성실히 살아가는 너의 옆집에 사는 사람일 뿐이다."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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