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매니저도 잠 못드는 밤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어디 쉬운 장이 있을까. 시장을 앞서 나가는 것은 누구에게나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최근처럼 빠른 순환매와 대형주 주도의 실적 하향이 일어나는 장에서는 속칭 '개미'로 통하는 개인투자자뿐만 아니라, 전문가에 속하는 펀드 매니저들도 쉽게 수익을 내기 어렵다.
김재은 NH투자증권 퀀트 담당 연구원은 이를 방증하듯 최근 순자산 50억 원 이상 액티브 주식 일반형 펀드의 코스피 복제율과 수익률 관계를 살펴보면, 절반에 가까운 펀드(표본 170개 중 84개)가 시장 복제율을 높이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2일 분석했다.
펀드는 수익을 비교하는 벤치마크 지표가 있기 마련인데, 통상 코스피와 많이 비교하곤 한다. 그런데 각 펀드 매니저들이 코스피와 복제율을 높여 자산을 운용하면서 벤치마크와의 수익 차이를 줄이고 있다는 얘기다.
그만큼 최근 증시를 앞서가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지표로 보자면 시가총액 대형주(KOSPI200)의 수익률 편차는 8월 말 기준 7.8%로 지난해 하반기 이후 꾸준하게 낮아져 장기 평균 8.1%를 하회하기에 이르렀다. 시총 중·소형주(WMI500 중형주)도 비슷한 양상이다. 8월 말 현재 중·소형주의 수익률 편차는 10.9%로 장기 평균 11.7%보다 낮은 상태다.
구성 종목 간 수익률의 편차, 그러니까 횡단면 변동성(CSV) 지표가 과거 평균 대비 낮다는 것은 액티브 펀드가 패시브 펀드 대비 초과 성과를 달성하기가 힘들어졌다는 것을 말한다. 펀드 매니저가 운용하는 액티브 펀드가 시장 지수를 따라가는 패시브 펀드보다 높은 수익을 내기 어려워졌다는 것을 말한다.
이는 빠른 순환매 장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그런데 이런 장세에 접어들면 장기간 수익률 편차가 낮아진 상태를 장기간 유지하려는 성향을 보인다. 대형주, 중·소형주 모두 벤치마크 대비 알파(α)를 창출하기가 어려운 시간이 길어진다는 뜻이다.
이러면 포트폴리오 운용 측면에서는 시장 복제율을 높여서 대응하는 전략이 유리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와 같이, 반도체 수요가 둔화한 상황에서는 그마저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김 연구원은 "펀드 매니저의 고민이 깊어지는 이유"라며 "그나마 시장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펀드들이 수익률 상위를 지키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가 주목한 펀드는 브이아이 지주회사 플러스, 다올KTB마켓스타, 삼성뉴딜코리아 등의 펀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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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업종별로 보면 시장을 앞서 나가기는 쉽지 않다는 점에서 "경기와 무관하게 이익 증가가 예상되는 기업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라고 봤다. 그가 꼽은 업종은 2차전지, 엔터 섹터 등이다. 그는 이어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 반도체와 과학법 발효에 따른 수혜 기업이나 경기 하강 국면에서 경기 방어적 관점에서 통신 섹터에도 관심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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