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분 머금으면 발광 약해지는 상향변환 나노입자 기반 광소재 개발

위조방지, 웨어러블 센서 등 분야 응용… Adv. Funct. Mater.게재

국내 연구진이 물 한 방울만으로도 빛을 가두거나 다시 방출하게 만들 수 있는 혁신적인 발광 소재를 개발했다.


기존의 화학적 자극이나 복잡한 물리적 장치 대신, 아주 적은 양의 '물(수분)'을 스위치 삼아 빛을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이다.

밝게 빛나는 이 광소재 아래 정보를 숨겼다가 물을 떨어뜨려 아래에 숨겨진 정보가 드러나게 하는 보안 기술이나 실시간 습도 감지 웨어러블 센서, 환경 반응형 스마트 디스플레이 등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이지석 교수팀과 바이오메디컬공학과 박정훈 교수팀은 건조 상태에서는 수분을 머금은 상태보다 7배 이상 밝은 상향변환 나노입자 기반 소프트 광소재를 개발했다고 20일 전했다.

연구진, (좌측부터) 이지석 교수, 박정훈 교수, 류채영 연구원, 유병천 연구원. UNIST 제공

연구진, (좌측부터) 이지석 교수, 박정훈 교수, 류채영 연구원, 유병천 연구원. UNIS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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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재는 하이드로젤 돔 안에 상향변환 나노입자들이 콕콕 박혀 있는 형태다. 이 상향변환 나노입자에 근적외선을 쬐면 우리가 볼 수 있는 가시광선으로 바뀌어 나온다. 일반적으로 상향변환 나노입자에서 나오는 가시광선은 어둡지만, 개발된 소재는 밝기가 7배 정도 더 밝다.

나노입자들이 기름방울에 갇혀 있고, 이 기름방울들이 다시 돔 형태로 굳힌 하이드로젤 안에 가둬진 구조 덕분이다. 이 구조에서는 근적외선이 하이드로젤 돔 안에서 곧장 빠져나가지 못하고, 기름방울 사이에서 산란되면서 오래 머물게 된다. 그만큼 상향변환 나노입자가 근적외선을 흡수할 기회가 늘어나고, 가시광선 발광도 강해지는 것이다.


반대로 하이드로젤이 수분을 머금으면 빛이 흩어지는 정도가 줄어들고 내부에 머무는 근적외선도 줄어들어 발광이 약해진다. 박정훈 교수팀은 이러한 구조적 근적외선 가둠 효과를 광학 기술 분석 기술을 통해 입증했다.


연구팀은 이 소재로 물이 닿으면 숨겨진 근적외선 정보가 드러나는 암호 기술과 QR 코드 인식 기술을 시연했다. 아래층에는 상향변환 나노입자로 글자, 이모지 등을 만들고, 그 위를 밝게 빛나는 하이드로젤 돔으로 덮었다. 건조 상태에서는 근적외선을 비추어도 돔의 강한 빛에 가려져 아래 글자와 그림이 보이지 않지만, 물을 머금으면 돔의 빛이 약해져 아래층의 이미지가 드러났다.


QR 코드 인식 시연은 반대로 건조 상태에서만 QR 코드가 인식된다. 밝게 빛나는 하이드로젤 돔 영역과 상대적으로 어두운 고분자 영역을 조합해 QR 코드를 만들면 건조 상태에서는 근적외선을 비췄을 때 두 영역의 밝기 차이로 QR 코드가 읽히지만, 물을 머금으면 돔의 발광이 약해져 코드가 사라지는 원리다.


개발된 소재는 내구성도 뛰어났다. 물을 머금으면 어두워지고 다시 마르면 밝아지는 과정을 100회 이상 반복해도 밝은 상태의 변화가 4% 미만에 그쳤다. 응답성도 빨라, 물이 닿으면 0.1초 이내에 밝기가 약해지기 시작하고, 수 초 안에 눈에 띄게 어두워진다.


제1저자인 류채영 연구원은 "상향변환 나노입자 자체를 복잡하게 바꾸지 않고도, 하이드로젤 내부에서 빛이 이동하는 길을 설계해 발광을 크게 높인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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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석 교수는 "나노입자의 발광 색상과 하이드로젤 돔 패턴을 자유롭게 프로그래밍할 수 있고, 제조 공정도 단순해 보안 기술 분야뿐만 아니라 웨어러블 센서나 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산업으로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그림, 상향나노입자 기반 복합 소재를 활용한 정보 표시 시스템.

연구그림, 상향나노입자 기반 복합 소재를 활용한 정보 표시 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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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 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에 4월 20일 게재됐으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영남취재본부 김수로 기자 relationship600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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