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동시각] 2% 부족한 공모펀드 활성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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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개미(개인투자자) 잔혹사가 이어지고 있다. 영혼까지 끌어모아 주식투자에 나섰다가 통화 긴축의 큰 산 앞에 무릎 꿇은 개미들의 곡소리가 증시 이곳 저곳에서 터져 나온다. 올 하반기 꺾일 줄 알았던 미국의 긴축 기조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에 자산운용 업계는 공모펀드 등 간접투자에 눈을 돌릴 것을 조언한다. 금융 당국도 공모펀드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 29일 ‘공모펀드 활성화 방안’을 내놨다. 공모펀드의 경쟁력을 강화해 직접 투자에 물린 개미의 피난처를 제공하겠다는 안이다.


그런데 운용 업계의 반응은 싸늘하다. 운용사의 책임은 강화하면서 운동장을 넓혀주는 식의 안이 짜졌는데, 어째 ‘앙꼬 빠진 찐빵’ 같다는 지적이다.

방안은 펀드 조성시 운용사도 2억원을 의무적으로 넣게 하는 방안이 실렸다. 만약 그 금액이 투자자산의 1%를 넘어서면 인센티브를 제공토록 했다. 인센티브는 투자자산별 투자한도 위반시 준수기간을 3개월에서 6개월로 완화하고, 소규모펀드 산정 기준 1년에서 2년으로 늘리는 것이다.


문제는 인센티브에 혹하는 운용업체들은 별로 없다는 점이다. 업계에서는 나온지 1년도 안된 펀드에서 투자한도 위반이 나오는 경우가 거의 없고 시스템 상 위반을 잡아낼 수 있으며, 통상 즉시 수정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특히 많은 자본을 투입할 수 없는 중소형사 입장에서는 운용업계 양극화를 부추긴다고 지적한다.

이런 요소들을 다 좋게 본다고 해도 결국 정부가 운동장을 펼쳐 놨으니, 운용사가 알아서 개미가 뛰어놀 놀이기구를 만들어 내라는 상황이 된다. 그런데 직접 투자에 뛰어든 개미를 갑자기 공모펀드 판에 불러 모으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공모펀드의 태생적으로 설정이나 환매에 일정 기간이 소요돼 원하는 시점에 설정과 환매하는 것이 어렵다. 운용사에서 상품 가입시 이 같은 단점에 대해 "투자시점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투자 기간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이유다. 또 통상 공모펀드는 판매사에서 판매하기 때문에 판매 보수가 추가로 붙어 보수가 비싼 편이다. 매일 포트폴리오를 확인할 수 없다는 점도 단점으로 꼽을 수 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공모펀드의 단점에도 개인의 자금이 공모펀드에 몰리기 위해서는 ‘플러스 알파’가 필요하다고 본다. ‘플러스 알파’로는 세제 혜택 등으로 기대 수익률을 높이는 방안을 들 수 있다. 올해면 일몰되는 코스닥벤처펀드의 소득공제 혜택이나, 과거 장기 투자 펀드에 대한 세제 혜택 등이 적절한 예가 될 수 있다.

예컨대 지난 정권에 법안이 개정돼 시행 가능한 ‘청년형 장기집합투자증권저축’은 바로 도입할 수 있었을 텐데, 왜 이번 활성화 방안에서 빠졌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이 상품은 20~30대 청년이 신규로 가입하는 경우 연 납입액 600만원을 한도로 납입액의 40%를 종합소득금액에서 공제하는 상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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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적 세제 혜택을 통한 자금몰이 만이 공모펀드 활성화의 해결책이라고는 볼 수 없다. 다만 칼을 빼들었다면 업계와 투자자 모두가 방향성을 인식할만한 방안을 내놓는 것이, 구색 맞춘다는 비난을 받지 않는 길이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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