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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 사장실 무단점거 100일째…'게릴라 파업' 경고까지(종합)

최종수정 2022.08.09 15:05 기사입력 2022.08.09 15:05

임단협 교섭 무산에 노조, 파업 논의 착수
쟁의권 확보하면서 파업 현실화
사측 해법 찾기 난맥상…실적 부진 우려

현대제철 소속 조합원들이 당진제철소 통제센터에 위치한 안동일 사장실을 점거하여 농성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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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100일 동안 사장실을 무단 점거해온 현대제철 노동조합이 ‘게릴라 파업’을 경고하면서 노사 갈등의 골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특별격려금 지급을 둘러싼 노사의 입장 차이에서 시작된 간극은 임금협상으로 이어지면서 해결 실마리가 좀처럼 잡히지 않는 상황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전국금속노동조합 산하 현대제철 5개 지회(당진·인천·포항·순천·당진하이스코)와 사측은 오는 11일 임금단체협상 10차 교섭을 진행할 예정이다. 하지만 지난달 28일과 지난 4일 가진 8,9차 교섭이 사측의 불참으로 인해 무산되면서 파업이 현실화되는 분위기로 치닫고 있다.

5개 지회는 선전문인 ‘교섭 속보’를 통해 "지금 당장이라도 제철소를 멈추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효율적이고 타격을 줄 수 있는 투쟁을 위해 인내하겠다"며 "게릴라 파업은 신중하고 기습적일 것"이라고 했다. 노조 내부에서는 파업 일시와 대상에 대한 논의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제철 노조는 지난 5월2일부터 당진제철소 내 사장실을 무단 점거한 채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또 5월3일부터는 인천·포항·순천 공장의 노조원들도 공장장실까지 점거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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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 노사 갈등은 그룹 내 특별격려금에서 촉발됐다. 현대차 등 그룹 다른 계열사 직원들이 지난해 경영성과에 따라 특별격려금 400만원을 받으면서, 현대제철 내부에서는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냈을 뿐만 아니라, ‘계열사의 성과는 원가상승을 억제한 현대제철의 희생에 따른 것’이라며 격려금을 동일하게 지급해야 한다고 요구하면서 시작됐다.

하지만 사측은 임금협상을 통해 기본급을 7만5000원 올리고 성과급(기본급 200%+770만원)까지 지급했다며 협상 불가 방침을 내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올해 임단협까지 시작되면서 갈등은 장기화될 조짐이다.


5지회는 지난달 소속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해, 찬성 94.18%라는 압도적인 지지를 얻어냈다. 이어 25일에는 중앙노동위원회로 부터 조정중지 결정을 받아내면서 쟁의권을 확보한 상태다. 언제든지 합법적으로 파업에 돌입할 수 있다는 의미다.


향후 투쟁 수위는 점차 고조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사측은 이렇다할 해법을 찾지 못한 상태다. 사장실·공장장실 점거로 정상적인 경영이 이뤄지지 않고 있지만 실질적 피해는 발생하지 않고 있다.


노조를 특수주거침입과 업무방해, 특수손괴죄 등으로 경찰에 고발했지만 수사만 진행될 뿐 아직까지 공권력 투입 가능성은 희박한 분위기다. 앞서 대우조선해양 하청지회의 파업사태처럼 중재에 나서려는 정부나 정치권의 움직임도 감지되지 않고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노사 갈등이 장기전으로 흘러가면서 현대제철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제철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2개월 전(6197억원)과 비교해 11.2% 하락한 5502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보다 33.4% 줄어든 규모다.


하반기 주요 제품 가격 하락도 현실화되고 있다. 현대제철은 최근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하반기 후판값 인하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김정한 현대제철 후판사업부장은 "러시아, 우크라이나 사태와 최근 파업의 영향으로 하반기 조선사 수요는 예상보다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며 후판 시장 가격도 하락하고 있다"며 "하반기 후판 가격 하락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노조가 임단협 과정에서 성과급 문제부터 걸고 넘어질 텐데 정상적으로 협상이 진전될 여지조차 없어 보인다"며 "파업 상황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정부에서 중재에 나서거나 공권력을 투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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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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