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창 쳐다보다 '화병' 난다…"난 뭘 한 걸까" 급등한 코스피에 '포모(FOMO)' 확산
단기 상승장에 상대적 박탈 심리 커져
"나만 뒤처지나" 코스피 급등에 포모 확산
그룹 리쌍 출신 가수 개리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새로 쓰고 있는 코스피 지수를 보며 씁쓸한 심경을 드러냈다.
13일 개리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러는 동안 난 뭘 한 걸까. FOMO들"이라는 글과 함께 한 장의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에는 이날 코스피 지수 현황이 담겨 있었다. 개리의 짧은 SNS 글은 단순한 아쉬움의 표현을 넘어, 최근 투자자들이 느끼는 복잡한 심리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사상 최고치를 새로 쓰는 증시는 환호를 불러오지만, 동시에 누군가에게는 "나만 뒤처졌다"는 불안을 남긴다.
포모(FOMO)는 'Fear Of Missing Out'의 줄임말로, 자신만 기회를 놓치거나 흐름에서 뒤처지고 있다는 불안감을 뜻한다. 최근 주식시장이 단기간 급등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나만 못 벌고 있는 것 아니냐"는 심리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이 가운데, 일각선 뒤늦게 상승장에 올라타기 위해 대출까지 동원하는 이른바 '빚투' 우려마저도 나오고 있다.
연예계도 비껴가지 못한 '주식 포모'
연예계에서도 주식 투자 성패 사례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는 배우 전원주가 꼽힌다. 전원주는 2011년 초 주당 2만 원대에 SK하이닉스 주식을 매수한 뒤 장기간 보유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보유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이날 SK하이닉스가 197만6000원으로 장을 마치면서 약 90배에 달하는 평가 수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같은 시장을 두고도 누군가는 큰 이익을 거두고, 누군가는 손실을 경험하면서 투자자들의 포모 심리는 더욱 자극되고 있다. 특히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수익 인증, 계좌 공개, 종목 추천성 게시물이 빠르게 확산 중이다. 아시아경제
원본보기 아이콘반면 모든 연예인이 상승장의 수혜를 본 것은 아니다. 방송인 장성규는 최근 SNS를 통해 "삼성전자를 8만 원에 사서 6만 원에 팔았다"며 손절매로 마무리된 투자 경험을 털어놨다. 방송인 이경실 역시 유튜브에서 "삼성전자를 7만 원에 샀는데 너무 빠져서 다시 본전으로 돌아왔을 때 팔았다"며 "지금은 쳐다보기도 싫다"고 고백한 바 있다.
이처럼 같은 시장을 두고도 누군가는 큰 이익을 거두고, 누군가는 손실을 경험하면서 투자자들의 포모 심리는 더욱 자극되고 있다. 특히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수익 인증, 계좌 공개, 종목 추천성 게시물이 빠르게 확산 중이다. 문제는 이런 정보들이 실제 투자 판단보다 감정적 추격 매수를 부추길 수 있다는 점이다. 상승장에서는 남들의 수익이 더 크게 보이고, 하락장에서는 자신의 손실이 더 크게 느껴지기 쉽다.
청년층 자산 감소 속 상대적 박탈감 커져…수면장애·불안감 주의
포모 증후군은 2030 청년층에서 더욱 두드러진다는 분석도 나온다. 자산 형성 속도가 기성세대보다 늦고, 부동산·주식 등 주요 자산 가격 상승을 체감하면서 상대적 박탈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2025년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39세 이하 가구주의 평균 자산은 3억1498만 원으로 전년보다 0.3% 감소했고, 순자산은 2억1950만 원으로 0.9% 줄었다. 반면 전체 가구 평균 자산은 증가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포모가 단순한 유행어에 그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포모가 심해질 경우 충분한 분석 없이 고점에서 매수하거나, 감당하기 어려운 규모의 신용·대출 투자를 감행할 가능성이 커진다. 또 손실이 발생했을 때 불안감과 자책감이 커져 일상생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주식시장 변동이 정신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도 있다.
지난 2016년 재무 금융 분야 학술지 '저널 오브 파이낸스'에 실린 연구를 보면, 1983년부터 2011년까지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병원 입원 기록을 분석한 결과, 주식시장 하락과 불안·공황장애 등 심리적 스트레스 관련 입원 사이에 연관성이 나타났다. 투자 손실 자체뿐 아니라 미래 소비 능력이 훼손될 수 있다는 불안이 정신적 고통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의료계에서는 포모로 인한 불안감이 장기간 지속될 경우 수면장애, 식욕 저하, 집중력 저하, 우울감 등으로 번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특히 투자 결과를 하루에도 수십 차례 확인하거나, 시장 등락에 따라 기분이 크게 흔들리는 상태가 반복되면 스트레스가 만성화할 수 있다. 한국 사회에서는 장기 스트레스가 신체 증상과 결합해 이른바 '화병' 형태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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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전문가들은 이런 상승장일수록 투자 원칙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남들이 벌었다는 이야기보다 자신의 소득, 부채, 투자 기간, 손실 감내 범위를 먼저 따져야 한다는 것이다. 단기간 수익률에 집착하기보다 분산 투자와 현금 비중, 손절매 기준 등을 미리 정해두는 것이 포모에 휘둘리지 않는 방법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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