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산란계협회 ‘짬짜미’에 5.9억 과징금
협회가 정한 '기준가격'으로 실거래가격 사실상 통제
생산비는 제자리인데…마진은 2년간 46% '껑충'

공정거래위원회가 국민 먹거리인 계란 산지 가격을 인위적으로 결정·통지해 온 사단법인 대한산란계협회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5억9400만 원을 부과하기로 14일 결정했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가 민생 물가 안정을 해치는 사업자단체의 담합 행위를 엄단하겠다는 신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달걀이 진열돼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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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비는 제자리인데 '기준가격'만 9.4% 인상…"마진 확보용 담합"


공정위에 따르면 산란계협회는 2023년 1월부터 2026년 1월까지 지역별 특별위원회를 통해 계란 중량별 기준가격을 수시로 결정해 구성 농가들에 통지했다. 이 협회는 원란을 생산·판매하는 580개 농가가 소속된 단체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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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 결과, 이들이 통지한 기준가격은 실제 시장 거래가격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특히 법 위반 기간인 2023년부터 2025년까지 협회는 기준가격을 9.4%나 올렸다. 같은 기간 사료비 등 원란 생산비는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음에도 불구하고, 기준가격과 생산비의 격차(마진)는 2023년 781원에서 2025년 1140원으로 약 46% 확대됐다.


문재호 카르텔조사국장은 "협회가 시장 조사를 바탕으로 정보를 제공한 것이 아니라, 별다른 근거 없이 독자적으로 희망 가격을 결정해 공표했다"며 "이는 구성 사업자 간의 자유로운 가격 경쟁을 제한해 소비자 가격 상승을 초래한 명백한 법 위반"이라고 설명했다.

과거엔 '무혐의', 지금은 '과징금'… 달라진 공정위 잣대


이번 제재는 과거 동일한 행위에 대해 공정위가 경고나 무혐의 처분을 내렸던 것과 대조를 이뤄 주목된다. 2019년 당시 공정위는 협회의 가격 고시가 과거 거래가격을 조사해 발표하는 '정보 제공' 성격이 강하다고 봤다.

"달걀 값 이상해" 맞았다…근거도 없이 마진 46% 올린 '짬짜미' 결국 5.9억 과징금 원본보기 아이콘

그러나 이번에는 판단이 달랐다. 공정위 관계자는 "과거엔 유통업체가 거래 우위에 있었으나, 최근에는 공급자인 농가의 협상력이 높아지면서 협회가 고시하는 기준가격이 실거래가격을 직접 견인하는 효과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또한, 축산물품질평가원이 실거래가를 조사해 공지하고 있음에도 협회가 별도의 '미래 기준가격'을 제시한 점을 고의적인 담합의 근거로 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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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는 앞으로도 국민 생활 밀접 분야의 담합 감시를 강화하고, 산란계 농가 간의 직접적인 담합 여부에 대해서도 모니터링을 지속할 방침이다.


세종=오유교 기자 56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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