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TF, 내달 중순 재정지원안 윤곽 전망
교부세·지원금 신설 검토…“재정 자율성이 통합 성패 좌우”
공공기관 이전·산업 특례 논의…시민사회 “결국 일자리 문제”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재정적 토대가 될 '4년 최대 20조 원' 규모의 지원 방안이 다음 달 중순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정부가 행정통합의 핵심 인센티브로 파격적인 재정 지원을 예고한 가운데, 지역사회는 단순한 예산 증액을 넘어 '지급 방식의 자율성'이 얼마나 보장될지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그동안 중앙정부가 설계한 국비 사업에 의존해온 지방재정 구조를 넘어, 통합특별시가 스스로 미래 산업과 지역 현안을 설계할 수 있는 실질적인 재정 주권을 확보하느냐가 이번 지원안의 핵심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15일 아시아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정부 및 관계부처가 참여하는 '통합 재정지원 태스크포스(TF)'는 다음 달 중순께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지원 방안 마련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과 광주를 하나의 행정권으로 연결하는 '전남·광주 통합특별시' 구상을 표현한 이미지.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ChatGPT를 활용해 제작했다.

전남과 광주를 하나의 행정권으로 연결하는 '전남·광주 통합특별시' 구상을 표현한 이미지.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ChatGPT를 활용해 제작했다.

AD
원본보기 아이콘

정부는 앞서 통합특별시에 연간 최대 5조 원, 4년간 총 20조 원 수준의 재정지원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가칭)행정통합 교부세'와 행정통합 지원금 신설 등을 포함한 국가재원 재배분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는 중앙정부가 용처를 정해 내려보내는 기존 국고보조사업과는 궤를 달리한다. 특별시가 지역 현안에 맞춰 스스로 예산을 설계하고 집행할 수 있는 '재정 체력'을 확보하느냐가 이번 설계의 핵심이다.

이미 제도적 틀은 마련되기 시작했다. 행정안전부와 광주시·전남도는 지난 8일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준비위원회' 출범식을 열고 본격적인 심의·조정에 들어갔다.


김민재 행정안전부 차관은 이날 "7월 1일 출범하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인구 318만 명, GRDP 159조 원 규모의 전국 3위 초광역 경제권으로 도약할 것"이라며 "내년부터 서울특별시에 준하는 위상과 권한을 부여하고, 범정부 지원위원회를 통해 통합특별시가 조기에 안착할 수 있도록 전폭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김민재 행정안전부 차관이 지난 8일 오후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열린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준비위원회 출범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송보현 기자

김민재 행정안전부 차관이 지난 8일 오후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열린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준비위원회 출범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송보현 기자

원본보기 아이콘

'20조 지원' 넘어…재정 자율성 확보가 관건

지역사회가 예의주시하는 지점은 '20조 원'이라는 수치보다 실질적인 지급 방식이다. 재원이 통합특별시가 운용할 수 있는 '포괄 재원'으로 내려올지, 부처별 승인이 필요한 '국비 사업' 형태가 될지에 따라 통합의 실질적 효과가 갈리기 때문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단순한 예산 증액보다 지역이 자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가용 재원의 비중이 얼마나 되느냐가 실익의 척도"라며 "특히 신설되는 지원금이 기존 기준재정수입액 산정에서 제외되어 다른 국비 지원이 깎이는 '풍선 효과'가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남도 관계자 역시 "교부세 형태인지, 특별회계인지 등 중앙부처의 승인 구조가 얼마나 간소화되느냐에 따라 체감 효과가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통합특별교부세'의 별도 운용 필요성도 제기된다. 매년 5조 원 규모의 재원이 기존 지방재정 체계에 그대로 편입될 경우, 기준재정수입액이 급증해 타 사업 예산이 삭감되는 부작용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통합특별시 재정을 기존 체계와 분리 운영하여 지역 스스로 장기적인 산업 전략과 투자를 결정할 수 있는 독립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공공기관·산업 특례…'초광역 경제권' 실험

정부 지원안은 재정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서울특별시에 준하는 행정 권한을 이양하고, 2027년 예정된 2차 공공기관 이전 시 통합특별시를 우선 고려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부단체장 확대와 조직·인사 자율성 강화, 핵심 보직 직급 상향 등이 검토 대상이다. 또 투자진흥지구와 문화산업진흥지구 지원 확대, 규제 완화, 세제 혜택 등 기업 유치를 위한 산업 특례도 포함된다.

강효석 전남 행정통합실무준비단장이 지난 12일 오전 전남도청에서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자치법규 정비 및 입법예고 관련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심진석 기자

강효석 전남 행정통합실무준비단장이 지난 12일 오전 전남도청에서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자치법규 정비 및 입법예고 관련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심진석 기자

원본보기 아이콘

광주의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그간 예산 지원이 단기 처방이었다면, 이제는 산업과 일자리 구조 자체를 바꿀 수 있는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며 "AI와 미래 모빌리티 등 전략 산업과 연계된 공공기관 이전이 현실화한다면 도시의 성장 동력이 완전히 재편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결국 시민의 삶이 바뀌어야"

하지만 넘어야 할 산도 많다. 양 시·도는 조직 개편과 전산망 통합 등 출범 준비에 필요한 비용 지원을 정부에 요청한 상태다. 통합 이후 청사 배치와 조직 융합, 지역 내 균형 발전 문제는 향후 갈등의 불씨가 될 수 있다.


시민 반응은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광주 서구에서 만난 30대 직장인은 "과거에도 거창한 계획은 많았지만, 청년 유출은 막지 못했다"며 "'20조'라는 숫자보다 내 삶을 바꿀 일자리가 실제로 만들어지느냐가 통합의 유일한 성적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AD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이제 지방분권의 시험대에 올랐다. 정부가 약속한 '4년 20조'는 단순한 보상금이 아니다. 이 재원이 통합특별시의 자치 역량으로 이어지고, 메가시티 구상이 실제 산업과 일자리, 시민의 삶으로 연결될 수 있을지가 통합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호남취재본부 송보현 기자 w3t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