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차례 연장 끝 9월말 종료
인플레·금리 등 어려움 가중
금융당국, 책임전가 말아야

김주현 금융위원장(왼쪽 네 번째)이 2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5대 금융지주 회장단과 만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배부열 농협금융지주 부사장,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김주현 금융위원장,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김현민 기자 kimhyun81@

김주현 금융위원장(왼쪽 네 번째)이 2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5대 금융지주 회장단과 만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배부열 농협금융지주 부사장,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김주현 금융위원장,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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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오는 9월말 소상공인 만기연장·상환유예 종료가 다가오면서 재연장 여부에 관심이 집중됐다. 무엇보다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은 점이 변수였다. 당초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로 경제활동이 정상화되고 자영업자들이 영업 재개에 나서면서 9월말 종료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차질과 인플레이션 그리고 금리 상승까지 덮치며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어려움은 해소되지 못하고 오히려 가중되는 양상이다.


다시 연장을 하자니 이미 커진 잠재부실을 더 키우게 되고 종료를 하자니 빚 갚을 능력이 없는 취약계층은 파산 위기에 내몰리게 되는 상황에서 금융당국은 ‘무늬만’ 종료를 선택했다. 만기연장·상환유예를 종료는 하지만 금융기관 등을 통해서 ‘자율적’으로 연장을 해주는 것이다. 은행들의 실적이 좋지 않다면 무작정 떠넘기기에 부담이 될 수도 있지만 다행스럽게도 금리 상승에 힘입어 은행들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고 있고 이에 대해 ‘이자 장사’라는 곱지 않은 시선까지 더해져 은행들에게 고통 분담을 요구하기 더 없이 좋은 여건이 형성됐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관련 브리핑에서 "만기연장과 상환유예를 벌써 네 차례나 연장한 상황에서 또 연장을 하게 되면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면서 "금융회사가 책임지고 고객인 차주의 신용상태를 파악하고 도와줄 수 있는 것은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부채 문제에 있어서 1차적 책임은 돈을 빌려준 금융회사와 빌린 사람이 해결해야 한다"면서 "정부 대책에 포함되지 않는 애매한 계층에 대해서도 금융회사가 답을 줘야 한다"고 금융회사의 책임을 강조했다.


물론 부채 문제는 대출을 해준 곳과 돈을 빌린 사람이 책임을 지고 해결하는 것이 맞다. 다만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를 마련해 시행한 것은 금융당국이다. 2020년 3월 코로나19로 일시적 유동성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소상공인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관련 가이드라인를 마련해 4월부터 시행했다. 금융당국이 금융회사와 차주 사이에 개입해 빚 갚는 것을 미뤄주라고 했으니 금융당국에도 그 대출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그 조치를 네 차례나 연장하며 끌고 온 것도 금융당국이다. 김 위원장은 금융기관에 대한 부실 떠넘기기 지적이 일자 이에 대해 "부채 문제는 채권자와 채무자 간 문제인데 정부가 취약계층과 일반 국민의 채무 부담을 줄이는 조치를 발표해 금융기관이 혜택을 본 측면이 있다"면서 "정부가 조치를 마련해 금융권 부실을 줄여줬다"고 언급했다.

정부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금 지원을 하는 등 취약차주의 부담을 줄이고 회생이 가능한 경우 재기 기회를 주기 위한 다양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가 조치를 마련해 금융권 부실을 줄여줬으니 금융기관이 혜택을 봤다고 하는 것은 차주의 90~95%를 만기연장·상환유예하도록 전가한 점을 고려할 때 무책임하게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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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네 차례 연장된 소상공인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는 이제 끝내고 해결을 해야 한다. 이를 위해 큰 방향에서는 정부의 틀대로 가되 정부가 은행이 ‘자율적으로’ 만기연장 및 상환유예를 하도록 했으니 그 이후는 은행에 맡기고 더 이상의 책임 전가와 압박은 없어야 한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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