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이사철'이 와도 내집마련 수요 없다
갭투자로 계절수요 사라지고
고금리로 주택구입 미뤄
상반기 아파트 거래 절반 급감
7~8월이 추세적 하락 분기점
[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 갈수록 거래절벽 현상이 심화되면서 올해 하반기 부동산 시장에선 가을 이사철 ‘특수’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갭투자가 증가하면서 주택시장이 계절을 잘 타지 않게 된 데다 금리 인상 여파가 워낙 커 가을 이사철이 온다고 해도 내 집 마련 수요가 살아나기는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일각에서는 가을 이사철 실수요자들이 움직이기 시작하는 7~8월이 시장의 추세적 하락 여부를 판단할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본다.
15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날 기준 올 상반기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7881건으로 집계됐다. 작년 하반기(1만6108건)와 비교하면 절반 이상 급감했다. 특히 이는 상반기 기준으로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6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여기에 최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하면서 부동산 시장 매매는 하반기에 더 얼어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한동안 집값이 제자리에 머물거나 떨어질 가능성이 보이는 상황에서 높은 이자 부담을 감수하면서까지 대출로 무리하게 집을 사는 의사결정은 어려운 문제일 수밖에 없다"며 "깊어지는 거래 관망세 속에 주택거래는 더욱 저조해지고 가격 약세장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통상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매매 거래가 본격화되는 7~8월이 하반기와 내년 부동산 시장의 추세를 판단하는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거래절벽 현상과 최근의 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계절성 요인이 하반기 매매시장에 유의미한 영향을 주기 어려울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학군 편성 전에 이사 가려는 ‘방학 특수’가 올봄은 물론, 지난해 가을에도 작동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올해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을 보면 개학, 발령 등으로 인한 이동 수요가 존재하는 1월과 2월 수치가 각각 813건, 1433건에 그쳤다. 반면 지난해 1월과 2월은 각각 5758건, 3836건이었다.
지난해의 경우 9월 거래량은 2691건으로 2020년 9월(3757건)보다 3분의 1가량 거래가 줄었다. 같은 해 10월 거래량 역시 2191건으로 1년 전(4340건)과 비교해 절반가량 급감했다. 작년 하반기는 한국은행이 지난해 8월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며 15개월 만에 처음으로 금리 인상을 단행한 시기였다.
이 때문에 가을 이사철에도 거래가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정부가 생애최초 주택구입자에게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80%까지 올려주기로 했지만 고금리 시대, 하락장에 주택 매매수요가 늘기란 쉽지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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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계약갱신권을 사용한 세입자들이 전셋값 급등에 아예 집을 사려는 수요가 생길 수 있다"며 "하지만 소나기를 피하자는 심정에서 주택 구입을 좀 더 미룰 수 있어 결국 가을 이사철이 온다고 해도 내집 마련 수요가 살아나기 힘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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