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까지 최저임금도 못받는 월급현실을 이어갈 겁니까?" 정부가 내년도 공무원 보수를 동결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공무원들 사이에서 탄식과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물가도 임금도 모든 게 다 오르는데 공무원 임금만 제자리라는 것이다. 공무원 보수 인상률은 2017년 3.5%를 정점으로 2%대를 밑돌다가 2021년 0.9%, 2022년 1.4% 오르는데 그쳤다. 경제가 어려울 때는 공직사회가 고통분담에 앞장서야 하고 경제가 좋을 때는 과도한 임금인상 확산을 막기 위해 또 앞장서야 한다. 공무원노조가 7%인상을 요구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달성가능한 숫자는 아니다.
공무원 숫자는 116만 3000여명(국가직 75만명, 지방직 38만명)이다. 문재인정부에서만 13만3천여명이 늘었다. 사람이 늘면 일이 줄어들 것 같지만 그렇지도 않다. 얼마전 극단적 선택을 한 세종시 공무원은 세 명이 할 일을 혼자 했다고 한다. 격무에 시달리는데 직장내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다고 한다. 이런 뉴스가 어제 오늘도 아니지만 줄어들기는커녕 더 늘어나고 있다.
윤석열정부는 공무원을 총량으로 규제하고 자연감소와 인력재배치 등을 통해 정원을 매년 1%씩 5년간 5%를 감축하겠다고 발표했다. 현직들은 "지금도 부족한 판에 무슨 감원, 감축이냐"고 들고 일어섰고 공무원시험을 준비 중인 공시족들은 "공무원 채용이 줄어들고 경쟁률이 더 오르는 것 아닌가"라는 걱정을 하고 있다.
공무원은 안정된 직장과 노후보장이라는 양대 장점 때문에 ‘철밥통’으로, ‘늘공’으로 불린다. 그 대신 국민의 심부름을 잘하라는 의미로 공복(公僕, 풀이하면 상머슴이다)으로도 불린다. 공무원 사회의 기류가 달라진 것은 늘공의 장점은 사라지고 공복의 부담만 커져서다. 종합해보면 ▲신분은 안정적이나 업무는 불안정, 스트레스는 커지고 있고 ▲월급이나 연금은 이전 선배 공무원보다 못하고 민간과 격차는 더 벌어지고▲정년까지 다니거나, 고위직으로 오르지 않고서는 연금도 기대한만큼 적어 안정된 미래는 없다. "9급 1호봉 실수령액(161만원)이 최저임금(주 40시간 기준 191만원)보다 못하다"는 푸념이 나온다. 얼마전 치러진 지방직 9급 경쟁률은 사상 최초로 10대 1 이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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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행정연구원이 4133명을 상대로 실시한 2021년 공직생활실태조사를 보면, "나는 이 조직에 남기 위해 어떤 직무라도 수행할 용의가 있다"라는 항목의 점수는 2.93점(5점 척도)이었다. 2017년 3.09점 대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직의향에서는 20대는 3.38점, 50대 이상은 2.60점이었다. 이직의향이 있는 이유로 ‘낮은 보수’(34.7%)가 가장 많았다. ‘가치관·적성에 맞지 않아서’가 14.0%, ‘과다한 업무’ 13.5%, ‘보람을 느끼지 못해서’가 10.5% 등의 순이었다. 공무원노조 김재현 청년부위원장은 얼마전 시위현장에서 "청년공무원이 스스로 내집 마련과 공직에 품었던 꿈, 우리의 미래마저 포기하고 있다. 우리가 물러서면 미래는 없다"고 말했다. 젊은이들 모두가 공무원이 되겠다고 달려드는 사회도 미래가 없지만 공무원이라고 희생을 강요하는 사회 역시 미래가 없긴 마찬가지다. 윤석열 대통령이 공무원노조나 MZ세대·3040 공무원과 대화를 나누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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