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 대신 저축銀 돈 꾸러 가는 청춘
젊은층 제2금융 대출 늘어
29세 이하 가계대출 26兆
전년 말 대비 17.5% 증가
은행 대출규제 풍선효과
개인회생·채무조정도 늘어
#취업준비생 김병민씨(28·가명)는 최근 저축은행에서 대출을 받았다. 지난 3월 새로 들어간 직장을 한 달 만에 그만두게 된 김씨는 이후 아르바이트 등을 하면서 생활이 어려워졌다. 취업 준비도 병행해야 하는 김씨는 결국 대출을 알아보게 됐다. 온라인커뮤니티 등을 통해 저축은행의 무직자 대출 상품을 알게 된 김씨는 연 17%에 달하는 금리로 800만원가량을 빌렸다. 금액이 부담스럽긴 하지만 이후 재취업에 성공하게되면 갚아나갈 생각이다.
제2금융권을 찾아 대출을 받는 청년들이 매년 증가하고 있다.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4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업권별 가계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29세 이하의 제2금융권 가계대출 총액은 26조5587억원에 달했다. 이는 전년 말(22조6074억원) 대비 17.5%가량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청년들의 은행권 대출이 61조7178억원에서 68조6541억원으로 11.2% 늘어난 것에 비해 증가세가 가팔랐다. 청년층은 다른 세대와 비교해도 제2금융권 가계대출 총액 증가율이 컸다. 동기간 전체 연령대의 제2금융권 가계대출 총액은 768조2658억원으로 전년 말(710조4612억원) 대비 8.1% 증가에 그쳤다.
이 같은 현상은 지난해 은행권 대출 규제 강화로 대출 수요가 제2금융권으로 이동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29세 이하 청년층의 경우 다른 연령대에 비해 소득이 적고 금융거래 이력이 적어 제2금융권으로 내몰릴 가능성이 크다.
은행권 대출 규제의 풍선 효과로 제2금융권 대출 총액이 증가하는 현상은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다. 올해 3월 말 기준으로도 20대 청년층의 제2금융권 대출 총액은 26조8316억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말 대비 1% 증가한 수치다. 이에 반해 청년층의 은행권 대출 총액은 올해 3월 기준 68조2349억원으로 지난해 말(68조 6541억원) 대비 0.6% 감소했다.
특히 청년들의 경우 저축은행 이용 흐름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20대 청년층의 저축은행 가계대출 총액은 2020년 말 3조5041억원에서 지난해 말 4조2627억원으로 21.6% 증가했다. 저축은행권 대출 총액은 2년간 지속해서 증가하는 흐름을 보였다. 2019년 12월 말(2조8998억원)과 비교하면 47%나 늘었다. 올해 3월 기준으로도 4조2667억원에 달했다.
20대 청년들의 개인회생과 채무조정 건수도 매년 증가하는 흐름이다. 20~29세의 개인회생 접수건 수는 2019년 1만307건에서 2020년 1만1108건, 2021년 1만1907건으로 매년 평균 약 800건씩 증가했다. 20대 채무조정 확정자도 2019년 1만1087명, 2020년 1만2780명, 2021년 1만3078명으로 매년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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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개인회생까지 이르는 청년의 경우 생활고로 인한 대출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금융복지상담센터가 서울회생법원에 개인회생을 신청한 20대 청년 51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처음 빚을 지게 된 이유로 ‘생계비 마련 목적’이 43%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진 의원은 "경제적으로 취약한 청년들이 과도한 빚 부담을 떠안고 사회적으로 고립되지 않도록 청년을 위한 공적채무조정 활성화, 금융 상담 지원 확대 등 청년 금융정책이 시급하다"며 "일자리 부족과 소득 불균형 등 근본적인 사회 문제 해결도 동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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