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 시중은행 외벽에 붙은 대출금리 관련 안내문.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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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 전남 무안군에서 20년 넘게 철근·콘크리트 공사 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김모 대표는 최근 은행으로부터 한통의 전화를 받았다. 지난해 한 공사를 진행하면서 계약했던 담보대출에 기준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추가 담보물이 필요하다는 요구였다. 그는 법인 소유 부동산과 더불어 개인 소유 자산까지 담보로 제공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한번에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하면서 중소기업인들이 신음하고 있다. 고물가·고환율·고인건비도 모자라 고금리라는 '사중고'가 닥쳐 폐업 위기까지 내몰리고 있다. 국내 전체 일자리의 80% 이상을 책임지는 중소기업의 도산은 더 큰 경제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의 신속하고 적합한 지원책이 나와야 할 것으로 보인다.

14일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중소기업 대출은 5조4000억원 증가한 930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2004년 통계 작성이래 6월 상승폭 기준으로는 역대 두번째로 높은 수치다.


문제는 중소기업 대출의 약 60%가 신용대출이 아닌 담보대출이라는 점이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중소기업의 상환여력이 한계에 부딪히면 실물경제의 충격과 더불어 자산시장까지 그 여파가 옮겨붙을 수 있다는 얘기다. 한 중소건설사 대표는 "원자재 가격이 올랐는데 납품단가 연동이 안돼 갈수록 손해보는 구조라 직원들 월급이라도 주려면 울며 겨자먹기로 대출을 일으킬 수밖에 없다"면서 "특히 건설업은 공사 진행 상황에 따라 나중에 돈이 들어오기 때문에 신규 공사를 진행할 경우 초기 비용은 본인이 부담해야 해 대출을 안할수가 없다"고 말했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부담도 중소기업이 대기업에 비해 더 크다. 산업연구원이 지난 4월 낸 '기준금리 상승이 주요 제조업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 보고서를 보면 기준금리 1%포인트 인상 시 중소기업이 부담해야 할 가산금리는 1.69%로 대기업(1.17%)에 비해 0.52%포인트나 높다.


빅스텝을 포함해 올해만 기준금리가 4회 오르면서 은행권에서는 중소기업에 더 큰 부담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김양록 호남제주 철콘연합회 회장은 "최근 한 은행 직원이 우리 협회에 찾아와 긴급자금이 필요한 업체를 연결해달라고 요청했다"라며 "4곳을 연결해줬지만 높은 이자와 무리한 담보요구로 단 한건도 성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높아진 이자부담은 중소기업 경영 여건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원자재 가격과 환율 상승으로 수입 비용이 커진 데다 최저임금이 올라도 일손 구하기도 쉽지 않아 인건비도 가중되고 있다. 부산에서 36년간 금속 표면처리 기업을 운영중인 박모 대표는 "인력난과 고물가에 공기 맞추기도 벅찬데 금리까지 올라 앞으로 회사를 어떻게 운영해야 할지 눈앞이 캄캄하다"고 호소했다. 그는 "사업하면서 현재까지 약 100억원 규모의 담보대출을 일으켰는데 지난해 말에 비해 올해만 월 이자부담이 800만원이나 늘었다"면서 "앞으로 납품일을 제때 지키지 못하면 계약중인 대기업이 다른 업체로 바꿀까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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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지난해 상반기와 올해 상반기 연이어 사상 최대 순이익을 기록하고 있는 시중은행들이 이번 기준금리 인상을 계기로 중소기업에 과도하게 불리한 대출조건을 적용하지 않도록 해야한다"면서 "정부의 적극적인 금융지원 정책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도 "한계상황에 처해 있는 많은 중소기업들의 어려움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정부는 시장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다각도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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