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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 "회사와 노동조합의 입장 차도 문제지만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의 총파업 일정에 맞춰 회사 노조가 움직이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업계나 회사 사정보다 민주노총의 투쟁 일정에 따라 파업하는 것이 맞는 지 모르겠어요."


최근 파업을 준비 중인 A제조업체 관계자의 토로다. 완성차와 타이어 업계가 대규모 파업을 목전에 두고 있다. 특히 업계 맏형 격인 현대자동차 노조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 제1노조의 파업은 임금단체협상 중인 다른 업체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도미노 하투(夏鬪·노동계의 여름투쟁)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여기에 윤석열 정부 취임 이후 노동·기업 정책에 반발하고 있는 민주노총은 노동계 총파업을 부채질하고 있다. 지난 7일 중앙위원회를 개최해 하반기 투쟁 계획을 승인하고 특별 결의문을 채택한 이들은 올 9월과10월 의제별로 동시다발 결의대회를 계획 중이다. 11월에는 조합원 10만명과 함께 총궐기 전국노동자대회, 12월엔 ‘노동 개악’ 저지 및 개혁 입법 쟁취를 위한 대국회 투쟁도 잡아놨다.


쟁의권은 헌법에 명시된 노동자의 기본 권리다. 하지만 이들이 주장하는 ‘노동 기본권 쟁취’도 명분과 정당성이 우선돼야 한다. 지금 기업들의 경영 환경은 그 어느 때보다 녹록지 않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전 세계적인 반도체 품귀 현상, 고금리·고물가·고환율 등 ‘3고’에 둘러 쌓여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불확실성의 연속이다.

서로 힘을 모아 위기를 극복해도 힘든 와중에 노조는 고통분담 없이 그들의 ‘권리’만 주장하고 있다. 이는 결국 모두에게 상처가 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우리는 쌍용차 사태로 경험했다. 2009년 법정관리에 들어간 쌍용차는 총인원의 40%에 육박하는 2646명을 해고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민주노총 금속노조 소속이었던 쌍용차 노조는 이에 반발해 77일간이나 평택공장을 점거하고 폭력을 행사했다. 여론은 등을 돌렸고 결국 강성의 상징인 노조는 금속노조를 탈퇴했다. 이들은 13년 간 무쟁의·무분규를 이어오고 있다. 임금 삭감과 무급 휴직 등 자구 노력에도 적극 동참했다. 최근엔 업계 전문가들과 접촉해 ‘쌍용차를 살리기 위해 노조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자문도 받았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여전히 쌍용차에 대한 국민들의 시각은 냉정하다.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노조가 회사를 인수하라’ ‘노조 때문에 망한다’라는 비판 댓글이 여전히 올라오고 있다. 노조의 노력이 무색하게 국민들에게는 2009년 노조의 기억이 너무나 선명한 영향일 것이다.


전기자동차 등 전동화 패러다임 전환으로 발생하는 노조의 일자리 불안감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은 노사 간 협력을 통해 위기를 함께 극복해야 하는 시기다. 노조가 파업을 선택하면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고 기업 경영 악화에 따른 일자리 감소 등 악순환만 되풀이될 뿐이다.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은 앞다퉈 전동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주도권 선점을 위한 전쟁이다. 노조의 반발로 국내 자동차 기업 성장에 차질을 빚는다면 그 결과는 고스란히 국가적 손실로 돌아온다. 실제 우리나라는 올해 들어 자동차 수출 대수가 중국에 처음으로 추월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만큼 상황이 엄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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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이 현실화 될 경우 완성차 업계와 타이어 업계는 그야말로 ‘직격탄’을 맞게 된다. 이미 차량용 반도체 부족 사태로 생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까지 더해지면 큰 혼란이 올 것은 자명하다. 그 피해는 신차를 기다리는 소비자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간다. 소비자는 파업으로 인해 우리 자동차 산업의 전동화 추세가 늦어지고, 자신이 받고 싶었던 차량을 제 때 받지 못했다는 점을 분명히 기억할 것이다. 그것도 노조의 생각보다 길게 말이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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